응시생 “학원 유인물 문제 상당수 지문까지 같아”
김포외고쪽 “공동출제해 유출없어…교육청에 보고”
김포외고쪽 “공동출제해 유출없어…교육청에 보고”
한 외국어고의 입학시험 문제가 학원을 통해 사전에 유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돼 교육청이 조사에 나섰다.
서울 ㅈ학원을 다니다 지난달 30일 경기 김포외고 시험을 치른 ㄱ군은 2일 “시험날 아침 ㅈ학원이 버스 4대를 빌려 수험생 80여명을 태워다주는 과정에서 ‘가면서 풀어보라’고 유인물을 나눠줬다”며 “언어(국어) 1문제, 창의·사고력(수학) 8문제, 영어작문 2문제가 적혀 있었는데, 창의·사고력 문제 가운데 한 문제의 숫자가 조금 다른 것을 제외하면 나머지는 지문이나 보기까지 실제 시험문제와 똑같았다”고 말했다.
김포외고 인터넷 게시판 등에는 “ㅈ학원에 다니는 친구에게 들었다. ㅈ학원이 버스로 학원생들을 수험장에 데려다주며 나눠준 유인물에 나와 있는 문제가 창의·사고력 문제의 경우 (실제 시험) 15문제 중 8문제, 언어(국어)의 경우 40%가 김포외고 시험문제와 같았다고 한다”는 글들이 올라와 있다.
김포외고 쪽은 이날 “일반전형 필기시험을 치른 뒤 학교 인터넷 게시판 등에 이런 글들이 올라와 경기도 교육청에 관련 사실을 보고했고 교육청 조사가 예정돼 있다”고 밝혔다.
이종덕 교감은 “의혹이 제기된 뒤 ㅈ학원에 요청해 그날 나눠줬다는 유인물을 받았으며, 창의·사고력 문제 가운데 2~4개가 실제 시험문제와 비슷하다는 것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교감은 “외국책 등을 참조해 (문제 출제를) 하다 보면 비슷한 게 나올 수 있다”며 “이번 시험은 경기지역 9개 외고가 교육청의 관리 아래 공동 출제한 것이기 때문에 문제 유출은 결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경기도 교육청 안창선 장학사는 “학교로부터 자료를 받아 살펴보니, 언어·영어 문제는 비슷한 부분이 전혀 없으나, 창의·사고력 문제는 숫자가 다르지만 푸는 과정은 비슷하다”며 “학교에 대해 조사할 방침이나 학원 쪽은 조사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안 장학사는 “출제한 교사가 특정 학원 참고서를 참조했다면 모를까, 문제 유출은 말도 안된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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