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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비판정신 여전…희망 볼수있었다”

등록 2007-11-06 20:48

서울대앞 인문사회과학 전문서점 ‘그 날이 오면’ 20돌 서평대회
“책 살 돈이 부족한 걸 보면 88만원 세대라는 것을 절감하다가도, 그나마 있는 돈으로 ‘돈 안 될 책’을 살 꿈을 꾸는 사람들이 있는 것을 보면 지금의 20대가 절망적이지도 않다.”(서울대생 하노이씨가 <그의 20대>를 읽고 쓴 서평 ‘사랑과 혁명을 꿈꾸는 나와 우리의 20대를 바라며’ 중에서)

6일 서울대 앞 인문사회과학 전문서점 ‘그날이 오면’이 개점 20돌을 맞아 서평대회를 열었다. 그동안 많은 대학가 인문사회과학 서점들이 문을 닫거나 수험·실용서 판매로 돌아선 가운데서도 20년째 ‘정체성’을 지켜온 이 서점이 사회문제에 대한 날선 비판정신이 대학가에 아직 살아 있음을 보여주고자 기획한 행사다.

지난 9월 시작한 서평 모집에 응모한 작품은 모두 81편. 책과 형식에 제한이 없어 다양한 주제와 형식의 서평들이 출품됐다. 소설 <삼미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을 읽고 쓴 서평은 학력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주인공과 자신을 비교한다. 작자는 “당신처럼 ‘소속’은 나에게도 족쇄였다”며 소설 주인공에게 공감하면서도 “현실을 회피하는 당신의 모습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비판한다. ‘필호에게’라는 제목의 서평은 군대에 있는 친구에게 보내는 편지다. 작자는 <대한민국사> 등을 인용해 친구에게 군대의 남성주의적 성격, 대체복무, 모병제 등에 대한 고민을 이야기한다. <전태일 평전>을 읽고 쓴 서평은 “전태일은 현실과 대면하고 대결하며 삶 속에서 철학을 한 사람”이라며 ‘실천적 철학가’로서 전태일을 조명한다.

김동운 서점 대표를 비롯한 심사위원 여섯명이 이 가운데 28편을 걸러냈고, 13편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명수민(서울대 영어교육 4)씨가 쓴 <보이지 않는 가슴: 돌봄 경제학>에 대한 서평이 1등을 차지했다. 예심을 통과한 28편은 서평집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심사위원으로 참여한 서울대 조흥식 교수(사회복지학)는 “‘함께 사는 세상’이라는 공동체 가치를 중시하는 글들이 많았고, 1등 서평도 ‘돌봄 노동’에 대해 공동체 가치로 접근하자는 문제의식이 두드러졌다”며 “국가나 사회에 대한 거시적인 관심이 주류였던 예전에 비해 지금은 일상 속에서 찾아야 하는 가치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비판정신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김동운 대표는 “독자적인 생존이 어려워 후원회원 180여명의 재정적 도움에 기대고 있지만 이번 서평대회 작품들을 보며 희망을 볼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서평대회에서는 이번 학기를 마지막으로 강단을 떠나는 김수행 서울대 교수(경제학)가 ‘자본주의, 자본론, 그리고 나’라는 제목으로 마르크스주의 경제학자로서 살아온 삶에 대해 강연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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