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전역에서 버스의 요금단말기가 작동하지 않아 혼란을 빚은 11일 오전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시내버스에 올라 티머니와 신용카드로 요금을 내려던 승객들이 시스템 오류를 일으킨 단말기 앞에서 당황해하고 있다. 이정아기자lee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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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6시께 복구…현금승차 실랑이 “근본대책 시급”
[4판] 서울시 버스카드 시스템이 11일 새벽 고장을 일으킨 뒤 오후 6시께 복구돼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서울시는 고장이 난 직후 무료 승차를 시행했으나, 일부 버스 운전자들이 승객들에게 현금을 내라고 요구해 곳곳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날 새벽 5시께부터 서울시내 전역에서 버스의 요금 단말기가 작동하지 않아 티머니와 신용카드를 이용해 요금을 내려던 시민들이 큰 혼란을 겪었다. 시스템 운영업체인 김정근 ㈜한국스마트카드 부사장은 “카드 사용자 가운데 거래가 정지된 사람을 가려내는 정보를 갱신하는 과정에서 오류 데이터가 포함돼 전체 버스의 57%에 해당하는 4800여대에서 단말기 장애가 발생했다”며 “아침 9시30분께부터 전문가 350여명을 서울시내 253개 버스회사 차고지에 투입해 오후 6시께 완전히 시스템을 복구했다”고 밝혔다. 시는 버스카드 단말기가 장애를 일으켰다는 신고가 잇따르자 새벽 6시께부터 승객들을 무료로 태우라고 각 버스회사에 지시했다. 그러나 통일된 비상상황 매뉴얼이 없어 일부 운전자들은 무료 승차를 알려줬으나, 일부 운전자는 현금을 내고 타라고 요구해 승객들의 혼란을 부채질했다. 장정우 시 교통개선기획단장은 “일부 버스 운전기사들이 휴대전화를 갖고 있지 않아 지시사항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았다”며 “앞으로 문제가 생겼을 때 대처요령을 담은 비상매뉴얼을 마련하겠다”고 해명했다. 한편, 버스와 단말기 관리 시스템이 다른 서울 지하철 1~8호선에서는 교통카드가 정상 작동했다. 이번 사고는 무엇보다 중앙집중적인 전산시스템이 만들어낸 ‘오류’로 보인다. 이번 사고의 경우 한국스마트카드가 11일 새벽 각 버스업체에 보낸 신용카드의 데이터 가운데 한 카드의 정보에 오류가 포함돼 이를 받은 버스 단말기에서 장애가 일어났다. 한국스마트카드는 “오류가 있다”는 제보를 받고 각 업체에 이 정보를 받지 말 것을 급히 통보했지만, 이미 전체 버스의 57%인 4800대가 오류 데이터를 받은 상태였다. 새 교통카드 시스템이 과거보다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처리하면서 오류 발생 가능성이 커졌다는 것도 장애의 또다른 원인이다. 한국스마트카드 관계자는 “많은 종류의 오류 데이터를 유형화해 점검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놨지만, 이번 오류 데이터는 미처 유형화되지 않은 것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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