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등록 : 2005.01.11 18:20 수정 : 2005.01.11 18:20

11일 오전 국회에서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왼쪽)과 홍두하씨(오른쪽) 등이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 쪽으로부터 노조 탈퇴를 강요받았다고 주장하고 있다. \

전 직원, 1억여원 입금통장 공개
삼성 “퇴직위로금일 뿐”

[4판] 삼성전자가 노동조합에 가입한 직원에게 노조 탈퇴를 조건으로 금품을 제공했다는 주장이 관련 증거와 함께 제기돼 물의를 빚고 있다.

삼성전자 수원공장 세탁기개발실에서 약 6년 동안 근무하다 지난해 9월 퇴사한 홍두하(42)씨는 11일 오전 국회 기자실에서 단병호 민주노동당 의원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삼성전자가 노조를 탈퇴하고 사직하는 조건으로 1억3500만원을 지급하기로 약속했다며 확인서를 공개했다.

삼성전자 인사그룹의 성아무개 차장 명의로 지난해 9월9일 서명한 이 확인서에는 ‘퇴직원 접수 후 토탈 2억5천만원에 대한 지급(세금 포함 금액)을 약속함’이라고 적혀 있다.

홍씨는 “이 금액 가운데 1억1500만원은 명예퇴직금 8500만원 등 정상적으로 지급되는 금액이고 나머지 1억3500만원은 노조탈퇴를 조건으로 지급한 금액”이라고 말했다. 홍씨는 삼성전자 쪽의 회유에 못이겨 2004년 7월말 가입한 민주노총 산하 전국금속노조를 탈퇴했고, 이후 삼성전자는 3개월에 걸쳐 약속한 금액을 모두 지급했다고 주장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초에도 다른 노조원에게 써 준 금품 지급 확인서가 드러났고, 삼성에스디아이는 이동통신 ‘친구찾기’ 프로그램을 통해 노조가입 움직임을 보이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위치추적을 했다는 의혹이 제기돼 파문이 일기도 했다.


단병호 의원은 “노동부는 삼성 노동자들이 제기한 증거와 진술을 토대로 당장 삼성의 부당노동행위 실태에 대해 전면 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하는 한편, 삼성에 대해 “지금과 같은 초일류기업과 국제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수치스런 ‘무노조 경영 원칙’을 폐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삼성 관계자는 “홍씨에게 특별위로금이 지급된 것은 맞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지난해 수원공장의 구조조정 일환으로 세탁기 생산라인을 광주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직원들의 반발을 최소화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노조활동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기업의 필요에 따른 정상적인 인력관리를 퇴직자 한명의 주장으로 부당노동행위로 보는 것은 무리”라고 주장했다. 박순빈 기자 sbpark@hani.co.kr


“현대차 노조사찰 확인”

진상조사단 회견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 노동인권 실현을 위한 노무사모임, 민주노동당 등이 조직한 ‘현대자동차 노동자사찰·비정규직노조탄압 진상조사단’은 11일 오전 서울 서초동 민변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이 노동자들을 사찰하고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탄압했다는 것이 사실로 확인됐다”고 주장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사내하청 노동자들의 모임인 사내하청지회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이 특수경비대를 조직해 비정규직 노조를 중심으로 노조를 사찰해 왔다고 주장한 것(〈한겨레〉 11월22일치 8면)을 뒷받침하는 것이다.

조사단은 △현대자동차 아산공장 경비대 디(D)반의 근태일지에 현대자동차 정규직·비정규직 노조 간부들의 사업장 출입과 활동이 시간대별로 기록돼 있는 점 △노조와 공장의 노사협의를 통해 책임자 인사 조처, 공장장 명의 사과문 게시, 노조 사찰 목적의 특수경비대 해체 등이 합의된 점 등으로 미뤄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에서 노동조합 핵심활동가들에 대한 사찰을 목적으로 하는 특수경비대가 운영된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경비 디반은 3교대로 24시간 근무하는 다른 경비팀과 달리 일과시간에만 근무하며 공장과 5분 거리 이내의 아파트에서 합숙을 하는 등 특수한 경비팀으로 운영된 것으로 확인됐다.

현대차 관계자는 이에 대해 “경비 4팀(디반)은 상시지원팀이며 노조 간부들의 활동이 적힌 일지도 경비활동을 위해 작성한 것”이라며 “공장장의 사과문과 관련자 징계도 사찰을 해서가 아니라 경비대가 사찰로 보일 수 있는 행동을 한 것을 방치했기 때문에 관리 책임을 물은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이형섭 김태규 기자 sub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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