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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재건축 공사판에 초등학교 방치…사고위험 높아

등록 2007-12-03 14:03수정 2007-12-03 14:09

등굣길 안전을 걱정한 경기 의왕시 내손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데리고 재건축 아파트로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놓은 철판 울타리 사잇길을 지나 학교로 가고 있다.  내손초 재건축 대책위원회 제공
등굣길 안전을 걱정한 경기 의왕시 내손초등학교 학부모들이 학생들을 데리고 재건축 아파트로 접근하지 못하게 막아놓은 철판 울타리 사잇길을 지나 학교로 가고 있다. 내손초 재건축 대책위원회 제공
의왕시 내손초교 땅 일부 제공…다른땅에 학교 신축키로 합의
재건축조합 다툼에 이행 지연…피해자는 학생 · 학부모 · 학교
경기 의왕시 내손초등학교는 재건축 예정 단지 한가운데에 있다. 학교를 둘러싸고 있는 대우사원아파트는 철거를 위해 모두 비워진 상태다. 유리창을 다 떼어낸 빈 아파트 단지가 을씨년스럽다. 학교 건물을 빙 둘러 철판 울타리가 쳐져 있고, 큰길에서 학교 정문으로 들어가는 통학길 양쪽에도 철판 울타리가 늘어서 있다. 아이들이 빈 아파트에 들어가 유리창을 깨면서 노는 등 안전사고 위험이 커지자 접근을 막아놓은 것이다. 김아무개(11)양은 “울타리로 길이 막혀 예전엔 5분도 안 걸릴 거리인데 이젠 15분이나 걸려 통학한다”고 말했다.

2005년 사업시행 인가를 받은 이곳 재건축사업은 대우사원아파트, 포일주공아파트 등 6개 재건축조합이 참여해 지난해부터 공사가 시작됐지만, 이전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내손초등학교는 공사판 한가운데 덩그러니 남겨질 판이다.

애초 사업시행 승인 조건에는 ‘공사 중 학생 수용 대책과 학교 신설 및 철거에 따른 구체적인 대안을 착공 전까지 군포교육청과 협의한다’는 조항이 있었다. 이에 따라 교육청은 현재 내손초등학교의 땅 일부를 조합에 내주는 대신 조합으로부터 재건축 부지 일부를 새로 조성할 학교 용지로 받기로 지난해 말 조합 쪽과 합의했다. 그러나 6개 조합이 비용 분담 문제로 갈등을 빚으면서 신설 학교 건립이 1년 가까이 늦어지고 있다.

내손초등학교 땅을 재건축 부지로 가져간 대우사원조합은 “다른 조합들이 합의 내용을 어기고 학교 건립 비용을 안 대고 있다”고 말하는 반면, 나머지 조합들은 “학교 부지를 떼어 가 개발 이득을 더 얻게 되는 대우사원조합이 다른 조합에 비용을 전가하고 있다”며 버티고 있다.

피해자는 학교와 학생, 학부모 등이다. 지난해 말 아파트 철거 준비가 시작될 때까지 학교나 학부모들은 재건축을 소문으로만 들었을 뿐 학교 이전 필요성 등에 대해 전혀 모르고 있었다. 지난 4월 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조합 쪽에 합의 이행을 요구했으나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교육청도 조합 쪽과 학교 부지를 맞바꾸는 합의까지는 했지만, 이후 합의가 이행되지 않는 데 대해선 달리 손쓸 수단이 없는 상황이다. 최근 학부모들의 반발이 거세지자 교육청은 임시방편으로 내손초등학교 학생들을 내년부터 주변 초등학교에 분산 배치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군포의왕교육청 이만형 계장은 “일단 사업 허가가 나면 공사에 들어갈 수 있으니, 이후엔 별다른 방법이 없다”며 “개발 논리에 밀려 학교 문제는 뒷전인 셈”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런 피해를 막기 위해 재건축 지역에 있는 학교에 대해 ‘학습환경보호위원회’를 설치해 학부모, 교직원, 지역사회 인사 등의 의견을 반영하도록 강제한 학교보건법 개정안이 지난 8월 국회를 통과했으나, 본격 시행은 내년 8월로 예정돼 있다. 의왕/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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