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고학생 성적비관 투신
“엄마 편히사세요”유서
친구들 “명랑했는데…”
학생회장을 역임하며 밴드활동을 하는 등 ‘팔방미인’으로 알려져 있던 과학고 총학생회장이 성적 비관으로 투신자살했다. 10일 오전 2시께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 옆 인도에서 이 아파트 7층에 사는 이아무개(18) 군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주위 사람들이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군은 이날 밤 자정께 어머니와 인사를 나눈 뒤 친한 친구들에게 ‘먼저 간다’ ‘너는 행복해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투신했다. 이군은 수학문제지 뒷면에 ‘엄마 마음 편히 사세요’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숨진 이군은 외모도 뛰어나고 1학년 때부터 교내 록밴드에서 드럼을 치는 등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이번 달부터는 학생회장으로 일해왔다. 이군의 친구 김아무개군은 “활달하고 명랑한 성격의 친구가 자살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군은 뛰어난 수학과 과학 실력에도 2학년이던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 조기입학에 실패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군이 동기생 140명 가운데 중위권을 유지해오다 지난 달 모의고사에서 100등 밖으로 밀려나 충격을 받았다는 진술로 보아, 그가 성적하락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s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줄지않는 ‘맹모강남지교’
중3자녀 둔 학부모
강남·서초 이사 최다
‘강남 불패’는 계속된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가정 가운데 지난해 8월까지 1년 동안 주소를 옮긴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민등록지를 조사해 발표했다. 그 결과, 강남구와 서초구로 주소를 옮긴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자료를 보면, 2003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 이른바 대입실적이 좋은 명문고가 있는 지역으로 주소를 옮긴 사람들은 모두 4779명이다. 이 가운데 강남교육청 관할 지역인 강남구와 서초구로 주소를 옮긴 사람은 전체의 28.8%인 1374명으로 서울 시내 11개 교육청 가운데 가장 많았다. 강남 지역으로 주소를 옮긴 학생 중 50명이 위장 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청은 이들을 모두 원래 주소지의 학교로 돌려 보냈다. 강서교육청(강서구·양천구) 관할 지역으로 주소를 옮긴 사람이 1042명으로 두번째를 차지했다. 북부교육청(노원구·도봉구)이 704명으로 3번째였다. 이 두 지역에서 위장 전입으로 판명된 사람은 각각 51명과 48명이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들 세 지역에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고등학교와 입시 학원이 몰려 있어, 학부모들이 이 지역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조사는 서울시내에서 이뤄진 전학을 모두 전수조사한 것은 아니고, 이른바 명문고가 있는 동네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특정 교육청 지역은 조사대상에서 빠졌다. 서울고 송인석 교사는 “학부모들이 강남 지역 학교에 다니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으로 섣불리 강남행을 선택하고 있다”며 “그러나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얻는 사람은 많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엄마 편히사세요”유서
친구들 “명랑했는데…”
학생회장을 역임하며 밴드활동을 하는 등 ‘팔방미인’으로 알려져 있던 과학고 총학생회장이 성적 비관으로 투신자살했다. 10일 오전 2시께 서울 노원구 중계동의 한 아파트 주차장 옆 인도에서 이 아파트 7층에 사는 이아무개(18) 군이 피를 흘린 채 쓰러져 숨져 있는 것을 주위 사람들이 발견했다. 경찰 조사 결과, 이군은 이날 밤 자정께 어머니와 인사를 나눈 뒤 친한 친구들에게 ‘먼저 간다’ ‘너는 행복해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투신했다. 이군은 수학문제지 뒷면에 ‘엄마 마음 편히 사세요’라는 내용의 유서를 남겼다. 숨진 이군은 외모도 뛰어나고 1학년 때부터 교내 록밴드에서 드럼을 치는 등 친구들 사이에서 인기가 높았다. 이번 달부터는 학생회장으로 일해왔다. 이군의 친구 김아무개군은 “활달하고 명랑한 성격의 친구가 자살했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군은 뛰어난 수학과 과학 실력에도 2학년이던 지난해 한국과학기술원 조기입학에 실패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군이 동기생 140명 가운데 중위권을 유지해오다 지난 달 모의고사에서 100등 밖으로 밀려나 충격을 받았다는 진술로 보아, 그가 성적하락을 비관해 자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6s서수민 기자 wikka@hani.co.kr
줄지않는 ‘맹모강남지교’
중3자녀 둔 학부모
강남·서초 이사 최다
‘강남 불패’는 계속된다? 서울시교육청은 11일 중학교 3학년 자녀를 둔 가정 가운데 지난해 8월까지 1년 동안 주소를 옮긴 사람들을 대상으로 주민등록지를 조사해 발표했다. 그 결과, 강남구와 서초구로 주소를 옮긴 사람이 가장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조사자료를 보면, 2003년 9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고등학교 입학을 앞두고 강남구 대치동, 양천구 목동, 노원구 중계동 등 이른바 대입실적이 좋은 명문고가 있는 지역으로 주소를 옮긴 사람들은 모두 4779명이다. 이 가운데 강남교육청 관할 지역인 강남구와 서초구로 주소를 옮긴 사람은 전체의 28.8%인 1374명으로 서울 시내 11개 교육청 가운데 가장 많았다. 강남 지역으로 주소를 옮긴 학생 중 50명이 위장 전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교육청은 이들을 모두 원래 주소지의 학교로 돌려 보냈다. 강서교육청(강서구·양천구) 관할 지역으로 주소를 옮긴 사람이 1042명으로 두번째를 차지했다. 북부교육청(노원구·도봉구)이 704명으로 3번째였다. 이 두 지역에서 위장 전입으로 판명된 사람은 각각 51명과 48명이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이들 세 지역에 명문대 진학률이 높은 고등학교와 입시 학원이 몰려 있어, 학부모들이 이 지역을 선호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조사는 서울시내에서 이뤄진 전학을 모두 전수조사한 것은 아니고, 이른바 명문고가 있는 동네를 대상으로 한 것이어서, 특정 교육청 지역은 조사대상에서 빠졌다. 서울고 송인석 교사는 “학부모들이 강남 지역 학교에 다니면 좋은 대학에 갈 수 있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만으로 섣불리 강남행을 선택하고 있다”며 “그러나 기대한 만큼의 성과를 얻는 사람은 많지 않은 만큼 신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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