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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방제대책 ‘허둥지둥’ 피해 더 키워

등록 2007-12-10 20:32

유조선에서 유출된 기름이 굴 양식장을 덮쳐 막대한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어민들이 10일 오전 배를 타고 양식장에 나가 흡착포로 기름을 제거하고 있다. 태안/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유조선에서 유출된 기름이 굴 양식장을 덮쳐 막대한 피해를 입은 충남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 어민들이 10일 오전 배를 타고 양식장에 나가 흡착포로 기름을 제거하고 있다. 태안/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해양청-해경-시·군 지휘체계 3원화
물자 보급·분배 싸고 방제조합-어민 실랑이도
“허둥지둥하는 당국의 대책이 어민들의 혼을 더 빼놓고 있어요.”

충남 태안 앞바다에서 유출된 기름 피해가 천수만 등 충남 전역으로 확산되는 양상을 보이면서, 당국의 주먹구구식 방제가 피해를 더욱 키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방제물자=지지부진한 방제 작업의 가장 큰 원인은 흡착포 등 방제물자의 원활한 보급과 분배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점이다. 가로림만 주민 500여명은 10일 오전 7시30분부터 해상방제에 나섰다가 흡착포 등 장비를 받지 못해 방제조합 쪽과 실랑이를 벌였다. 방제조합 쪽이 “방제선 5척이 해상을 맡을테니 어민들은 해안에 붙은 기름 덩어리를 제거하라. 흡착포는 서산시가 지원할 것”이라며 장비를 주지 않은 것이다.

황인성(54·서산시 대산읍)씨는 “흡착포를 쌓아놓고 있으면서 주지도 않고 조합이 알아서 하겠다고 한다. 물 들어올 때 기름띠 못막으면 가만있지 않겠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앞서 해양경찰청은 사고 직후 전국 해양경찰서 등에 방제장비 동원령을 내려 태안지역 어촌계 75곳에 배분하기로 했으나, 사고 피해가 본격화된 다음날까지도 상당수 어촌계에는 지급되지 않았다.

또 9일에는 방제 인력 6천여명 가운데 3천여명을 만리포로 집중시키는 바람에 다른 지역의 피해가 커지기도 했다. 이런 결과, 수거된 원유는 9일 514t, 8일 156t에 그쳤고 수거한 폐기물도 9일과 8일 각각 2539t과 824t에 지나지 않았다. 헬기 5~6대, 경비정과 방제선 138척, 6천~8천여명이 투입된 결과치고는 기대 이하로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이에 대해 해양경찰청 환경오염처리과는 “방제 작업에 필요한 유흡착재는 최근 몇년 동안 사고가 없다보니 생산업체들이 생산을 멈춘지 오래돼 재고량이 부족한 상황”이라며 “현재 민간과 해경 등에서 확보하고 있는 12만t 가운데 당장 지원 가능한 8만6천t 가량을 현장에 투입하고 있으며, 동원령이 내려져 지금도 속속 현장으로 올라오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기름 유출 사고 방제 인력 기자재 동원 현황
기름 유출 사고 방제 인력 기자재 동원 현황
■ 지휘체계=해상 관제와 사고 조사, 주민 동원을 맡는 부서가 3원화 돼있는 점이 화를 키우고 있다. 사태 진행 상황을 체크하면서 인력 분담 및 방제장비 지급 등을 총괄하는 곳이 없어 효율적인 방제가 어렵다는 것이다. 해경 관계자는 “대형 해양사고가 발생하면 신속하고 효율적인 초기 대책의 성공 여부가 피해를 줄이는 관건인데, 현재 해상관제는 해양수산청, 바다와 사고 조사는 해경, 육지 사안은 시·군이 맡고 있어 통합 지휘가 어렵다”고 말했다.


또 9일 신두리 해변에서 방제에 나선 인력 주민들 대부분도 평상복 차림에 마스크도 쓰지 않은 채 기름이 스민 흡착포를 임시 저장소로 옮기다가 두통을 호소해, ‘2차 피해’를 예고했다.

환경운동연합도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결과, 일부 방제선 등에서 지나치게 많은 양의 유화제를 바다에 살포해 2차 오염의 문제가 생길 것이 우려된다”며 “시프린스호 사고 때도 이들 화학약품에 의한 생태계 2차 오염이 심각했고 방제 작업에 참여한 주민들의 건강 문제도 생겼었던 만큼, 부작용을 극소화하는 체계적인 방제 작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태안/노현웅 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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