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태계 파괴하는 해양기름오염
수산과학원 조사팀 확인…갯지렁이등 생태게 기반생물 죽어가고 있다”
“이 정도 오염이면 개펄과 모래 속 생물들은 다 죽어가고 있다고 봐야 합니다.”
기름띠로 오염된 충남 태안 해안 40㎞를 오르내리며 생태계 피해를 일주일째 조사하고 있는 지찬혁 환경연합 서해안기름오염시민대책단 간사는 “기름이 밀어닥친 해변과 갯벌 속에선 수많은 생물들은 죽어가고 있다”며 “생명체들이 이미 죽거나 죽어가고 있다는 사실보다 더 큰 문제는 해상과 해안의 기름들이 앞으로 생태계를 어떻게 변화시킬지”라고 말했다.
지난 10일 현지에 급파돼 기름 유출에 따른 생태계 피해를 살펴보고 있는 국립수산과학원 조사팀도 “기름이 갯벌 사이로 침투하면서 지표면 가까이에 있는 갯지렁이, 해삼, 새우 등의 저서생물들이 죽어가고 있다”고 밝혔다.
조사팀의 고병설 박사는 “저서생물은 이동성이 약한 게 많아 한 곳에서 일생을 사는 경우가 많다”며 “이 생물들의 성장과 죽음은 환경의 변화를 대변해 주는 중요한 척도”라고 말했다. 지찬혁 간사도 “기름 갯벌 때문에 플랑크톤과 저서생물 등 바닷가 생물의 먹이들이 사라지며 생태계의 기반이 무너지고 있다”고 말했다.
수산과학원 조사팀의 황동운 박사는 “만리포에서 채취한 갯벌에는 맨눈으로도 상부층에 2∼3㎝ 가량 기름이 있었다”며 “육안으로는 2∼3㎝지만, 기름이 이미 갯벌 사이의 공극수와 함께 스며들었기 때문에 얼마나 생태계에 영향을 끼칠지는 아직 알 수 없다”고 말했다.
태안/이완 기자 wan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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