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성동경찰서는 17일 금품을 뺏기 위해 성매매를 미끼로 노인을 유인한 뒤 수면제를 먹여 숨지게 한 혐의(강도치사 등)로 박아무개(53·여)씨를 구속했다고 밝혔다.
박씨는 지난달 16일 서울 종로구 종묘공원에서 만난 김아무개(68)씨에게 성매매를 제안해 서울 성동구 금호동 ㅅ여관으로 데려간 뒤 수면제 7알을 탄 캔커피를 마시게 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박씨는 김씨가 수면제를 먹고 잠들자, 금팔찌와 금반지, 현금 등 25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가지고 달아났다.
박씨는 지난 8월부터 김씨 말고도 종묘공원에 놀러온 노인 4명을 여관으로 유인해 수면제를 먹인 뒤 660여만원어치의 금품을 빼앗은 혐의도 받고 있다. 피해 노인 가운데 권아무개(65)씨는 지난 2일 박씨가 준 음료수를 먹고 잠든 뒤 깨어나지 못해 여관 주인의 신고로 근처 서울대병원 응급실로 옮겨졌으며, 치료를 받고 이틀 뒤에야 깨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김성주 성동경찰서 강력1팀장은 “박씨가 지난 7월부터 6차례에 걸쳐 전 남편이 치료를 받은 적이 있는 강원 원주시 ㅊ내과로 찾아가 거짓으로 불면증을 호소해 수면제 처방을 받은 뒤 한차례에 일주일에서 보름치의 수면제를 구입했다”며 “피해자가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 중”이라고 말했다.
종묘공원은 하루에도 수천명의 노인들이 찾는 곳으로, ‘박카스 아줌마’로 불리는 여성들이 노인들을 상대로 5천~3만5천원을 받고 근처 여관 등지에서 성매매를 하고 있다고 경찰은 전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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