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든 부인 둔 70대 음독…“이제 뭘 먹고 사나 자주 한탄
충남 태안 원유유출 사고 피해지역 어민이 또 목숨을 끊었다.
지난 15일 저녁 7시30분께 태안군 근흥면 마금리 김아무개(73·태안군 근흥면)씨가 음독 자살을 기도해 병원으로 옮겼으나, 16일 오전 숨졌다.
김씨는 몸이 불편한 부인과 살면서 바지락을 캐고 낙지 등을 잡아서 파는 맨손어업을 해 생활했으며, 기름 사고가 나자 최근 “바다만 바라보고 살았는데 이제 뭘 먹고 사느냐”며 자주 신세 한탄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웃 주민들은 “김씨가 성실해 바지락을 캐 2남2녀를 키우고 생활비와 부인 약값을 벌었으나 기름 피해를 당한 뒤부터 부인 약값이 없어 고민했다”며 안타까워했다.
이에 앞서 지난 10일에도 태안군 소원면 의항리에서 이아무개(66)씨가 굴양식장이 기름에 오염되자 비관해 목숨을 끊었다.
국경호(65·소원면 모항3리)씨는 “기름 사고가 난 뒤부터 수입이 끊기고 방제작업을 해도 아직까지 일당을 받지 못했다”며 “쌀독도 바닥난 집들이 늘어나면서 보상 기다리다 굶어 죽게 생겼다”고 하소연했다.
태안/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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