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갈로그·베트남어 등 4개 언어
“새내기 이주민 국내적응 도우려”
“새내기 이주민 국내적응 도우려”
동남아 나라들에서 온 이주민들이 앞으로 입국할 이주민들의 국내 적응을 돕기 위해 우리나라 만화와 영화를 모국어로 번역해 내놓는다.
문화연대는 17일 동남아 출신 이주민 8~9명이 만화 <리니의 자취요리 대작전>과 영화 <산책>, 만화영화 <아빠가 필요해>와 <비오는 날의 산책> 등 4개 작품을 필리핀 타갈로그어, 베트남어, 중국어, 영어로 번역해 곧 배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문화연대는 지난해 5월부터 행정자치부의 지원을 받아 ‘내가 감상하고 싶은 작품은 나의 언어로 담을테야’라는 이름의 번역사업을 해 왔다. 대상 작품은 실생활에 도움이 되고, 어린이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는 것으로 골랐다.
하지만 우여곡절이 많았다. 사업 준비 단계에서 참여 뜻을 밝혔던 수백명의 이주노동자들이 지난해 8~12월 불법체류자 집중 단속 탓에 뿔뿔이 흩어졌다. 이들을 대신해 한국인과 결혼한 이주민들이 번역 작업을 마무리했다. 가장 적극적이던 마숨(43·방글라데시) 이주노조 사무국장도 지난해 11월 추방돼, 그가 주도한 방글라데시어 번역은 끝내 포함되지 못했다.
타갈로그어 번역에 참여한 필리핀 출신의 마리아(38·여)씨는 “한국어가 너무 어려워 일일이 사전을 찾아보고 남편의 도움을 받아가며 겨우 번역을 마쳤다”고 전했다. 번역된 작품들은 책과 디브이디(DVD)에 담겨 전국의 이주노동자 지원센터와 결혼이주민 후원단체에 무료로 배포된다. 문화연대 장영란 활동가는 “앞으로 한국에 들어올 이주민들이나 아직 국내 문화에 익숙해지지 못한 이주민들에게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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