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엔 더 키워주겠다! 버라이어티 쇼 보내준다!’ 그런 말이 제일 듣고 싶죠.” 무뚝뚝한 아버지와 애교 만점 어머니가 펼치는 ‘가족 개그’로 에스비에스 <웃음을 찾는 사람들>의 메인 코너로 급부상한 ‘웅이 아버지’ 팀이 설날 가장 듣고 싶은 하얀 거짓말이란다.
이들은 자신들의 진짜 가족 이야기도 했다. 웅이 아버지 역을 맡은 이진호는 ‘엄마 살 빠졌다, 더 예뻐졌네’를 자신이 했던 가슴 아픈 하얀 거짓말로 꼽았다. “오랜만에 어머니를 뵀는데, 연세가 있으셔서 그런지 살이 많이 빠지셨어요. 활짝 웃으면서 말했지만, 가슴이 찡했죠.”
독자들에게 새해 하고 싶은 말을 묻자 입을 모아 “새해 대박 터지세요! 모두 다 잘 될 거에요! 로또 1등 하세요!” 라고 외친다. 왼쪽부터 이용진(24·웅이 역), 오인택(25·웅이 어머니 역), 이진호(23·웅이 아버지 역), 양세찬(23·왕눈이 아버지 역). 한복협찬 황금바늘, 장소협찬 유보라 팰리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사진 신소영 기자 viator@hani.co.kr
한겨레 설특집
결혼못한 싱글에겐 “사람들 눈이 삐었나봐”
취직못한 청춘에겐 “능력있는데 잘될 거야” 명절 하면 ‘명절 증후군’이 먼저 떠오를 만큼, 명절은 마냥 기쁘게만 맞기 어려운 날이 됐다. 명절 스트레스로는 꽉 막히는 귀성길, 끝도 없는 음식 장만, 용돈이며 선물로 만만찮게 나가는 돈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람들은 “가족, 친척 만나는 일이 힘들다”고들 말한다. 왜일까. 스트레스의 대부분이 주고받는 말 때문이다. 설날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안부를 빙자한’ 비수들이 오가기 십상이다. “아들은 공부 잘 하니?” “취직은 했냐? 친척 누구는 어디에 취업했다더라.” “그렇게 뚱뚱해서 시집이나 가겠냐.” “애는 언제 낳을 생각이냐?” 등, 무심하게 던지는 이런 말들이 듣는 사람에게 상처를 남긴다. 취업준비생인 이영민(31)씨는 설날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고모부에게 들은 “서른줄 넘으면 취업률이 확 떨어진다던데…”는 말이 가장 충격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서른 되기 전에 힘내라는 격려였다고 하시는데, 듣는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죠. 요즘은 서른살들도 취업 다 하는데….” 정신과 전문의인 하지현 박사는 <소통의 기술>에서 “때로는 지혜로운 거짓말로 소통하라”고 말한다. 직장동료에게 ‘오늘 입은 옷이 참 잘 어울리네요’라던가, 연인에게 ‘당신이 제일 예뻐’와 같은 “하얀 거짓말은 관계를 안전하게 보호해준다”는 것이다. 탈무드는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거짓말을 ‘하얀 거짓말’이라고 부르며 장려한다. 결혼한 친구에게 “부인이 정말 미인이시군요” 라고 말하거나, 이미 사 버린 물건에 대해서는 무조건 칭찬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에서, ‘새빨간 거짓말’과는 다르다. 그렇다면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녹아나는 ‘하얀 거짓말’은 어떻게 해야 할까? 명절이 가장 괴로울 며느리, 미혼족 그리고 백수들이 듣고 싶은 거짓말을 <한겨레>가 지난 1월28~30일 몇몇 기관에 의뢰해 조사했다.
며느리가 듣고 싶은 하얀 거짓말(여성커뮤니티 마이클럽 조사, 여성 314명)은 주로 음식 장만과 관련되어 있었다. 43%의 주부가 “당신 고생하는데…상차리지 말고 오늘 외식할까?”를 꼽았으며, “마무리는 내가 할 테니 들어가 쉬거라(39%)”를 두번째로 듣고 싶은 하얀 거짓말로 꼽았다. “남편(애들)얼굴이 좋아졌구나, 00엄마 수고 많았다”(14%)는 말은 3위에 올랐다. “결혼 언제 하느냐”는 성화로 명절이 괴로울 미혼들은 “이렇게 멋있는데(예쁜데) 여자(남자)들 눈이 다 삐었나봐!”를 가장 듣고 싶은 거짓말로 꼽았다. 2위로는 남성은 ‘너는 주변에 여자 친구가 많을 것 같아, 천천히 골라서 가렴!’(21.6%)을, 여성은 ‘시집 일찍 가서 좋을 것 하나 없더라, 싱글생활을 맘껏 즐기는 거야!’(25.3%)를 듣고 싶다고 대답했다.(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 조사, 미혼남녀 546명) 구직난에 부닥친 취업준비생들은 “넌 원래 능력있으니까 잘 될거야!”(22.5%)를 위로가 되는 하얀 거짓말로 꼽았다. “부담갖지 말고 해라”(17.8%), “용돈 줄 테니까 힘내”(10.5%), “더 좋은 데 될거야”(10.0%)가 나란히 뒤따랐다. 기타 답변으로는 “너를 못 알아보는 그 사람이 바보다”(7.9%) , “건강이 최고야 건강하면 됐지”(4.8%), “복권 당첨되면 창업시켜줄게”(3.9%)도 있었다. (취업정보사이트 사람인 조사, 취업준비생 569명) 설문에 응한 취업준비생의 절반 이상(55%)이 하얀 거짓말을 들은 적 있다고 대답했으며, 그 중 65.8%가 “위로가 됐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답했으니 ‘백수’들에게는 더욱 장려할 일이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취직못한 청춘에겐 “능력있는데 잘될 거야” 명절 하면 ‘명절 증후군’이 먼저 떠오를 만큼, 명절은 마냥 기쁘게만 맞기 어려운 날이 됐다. 명절 스트레스로는 꽉 막히는 귀성길, 끝도 없는 음식 장만, 용돈이며 선물로 만만찮게 나가는 돈 등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사람들은 “가족, 친척 만나는 일이 힘들다”고들 말한다. 왜일까. 스트레스의 대부분이 주고받는 말 때문이다. 설날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는 ‘안부를 빙자한’ 비수들이 오가기 십상이다. “아들은 공부 잘 하니?” “취직은 했냐? 친척 누구는 어디에 취업했다더라.” “그렇게 뚱뚱해서 시집이나 가겠냐.” “애는 언제 낳을 생각이냐?” 등, 무심하게 던지는 이런 말들이 듣는 사람에게 상처를 남긴다. 취업준비생인 이영민(31)씨는 설날 친척들이 모인 자리에서 고모부에게 들은 “서른줄 넘으면 취업률이 확 떨어진다던데…”는 말이 가장 충격적이었다고 털어놓았다. “서른 되기 전에 힘내라는 격려였다고 하시는데, 듣는 입장에서는 그렇지 않죠. 요즘은 서른살들도 취업 다 하는데….” 정신과 전문의인 하지현 박사는 <소통의 기술>에서 “때로는 지혜로운 거짓말로 소통하라”고 말한다. 직장동료에게 ‘오늘 입은 옷이 참 잘 어울리네요’라던가, 연인에게 ‘당신이 제일 예뻐’와 같은 “하얀 거짓말은 관계를 안전하게 보호해준다”는 것이다. 탈무드는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거짓말을 ‘하얀 거짓말’이라고 부르며 장려한다. 결혼한 친구에게 “부인이 정말 미인이시군요” 라고 말하거나, 이미 사 버린 물건에 대해서는 무조건 칭찬하라는 것이다.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가 아니라는 점에서, ‘새빨간 거짓말’과는 다르다. 그렇다면 상대에 대한 관심과 배려가 녹아나는 ‘하얀 거짓말’은 어떻게 해야 할까? 명절이 가장 괴로울 며느리, 미혼족 그리고 백수들이 듣고 싶은 거짓말을 <한겨레>가 지난 1월28~30일 몇몇 기관에 의뢰해 조사했다.
며느리가 듣고 싶은 하얀 거짓말(여성커뮤니티 마이클럽 조사, 여성 314명)은 주로 음식 장만과 관련되어 있었다. 43%의 주부가 “당신 고생하는데…상차리지 말고 오늘 외식할까?”를 꼽았으며, “마무리는 내가 할 테니 들어가 쉬거라(39%)”를 두번째로 듣고 싶은 하얀 거짓말로 꼽았다. “남편(애들)얼굴이 좋아졌구나, 00엄마 수고 많았다”(14%)는 말은 3위에 올랐다. “결혼 언제 하느냐”는 성화로 명절이 괴로울 미혼들은 “이렇게 멋있는데(예쁜데) 여자(남자)들 눈이 다 삐었나봐!”를 가장 듣고 싶은 거짓말로 꼽았다. 2위로는 남성은 ‘너는 주변에 여자 친구가 많을 것 같아, 천천히 골라서 가렴!’(21.6%)을, 여성은 ‘시집 일찍 가서 좋을 것 하나 없더라, 싱글생활을 맘껏 즐기는 거야!’(25.3%)를 듣고 싶다고 대답했다.(결혼정보회사 비에나래 조사, 미혼남녀 546명) 구직난에 부닥친 취업준비생들은 “넌 원래 능력있으니까 잘 될거야!”(22.5%)를 위로가 되는 하얀 거짓말로 꼽았다. “부담갖지 말고 해라”(17.8%), “용돈 줄 테니까 힘내”(10.5%), “더 좋은 데 될거야”(10.0%)가 나란히 뒤따랐다. 기타 답변으로는 “너를 못 알아보는 그 사람이 바보다”(7.9%) , “건강이 최고야 건강하면 됐지”(4.8%), “복권 당첨되면 창업시켜줄게”(3.9%)도 있었다. (취업정보사이트 사람인 조사, 취업준비생 569명) 설문에 응한 취업준비생의 절반 이상(55%)이 하얀 거짓말을 들은 적 있다고 대답했으며, 그 중 65.8%가 “위로가 됐다, 자신감이 생겼다”고 답했으니 ‘백수’들에게는 더욱 장려할 일이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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