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 정권 공무원들 허술하게 관리” vs “서울시장 시절 무리한 개방 때문”
숭례문 화재가 인터넷에서 ‘이명박 당선인 탓이냐, 노무현 대통령 탓이냐’는 논쟁으로 비화되고 있다. 11일 오전 안상수 한나라당 원내대표가 “숭례문 화재는 노무현 정부 때문”이라고 말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공방은 더 달아올랐다.
이명박 당선인 누리집(mbplaza.net)을 찾은 누리꾼들은 “이명박 당선인이 서울시장 시절 무리하게 추진한 숭례문 개방이 결국 화마로 끝을 보네요. 전시행정의 표본인 것 같습니다”(작성자 허즈메) 등 이 당선인의 책임을 묻는 글을 올렸다. 이 당선인이 2006년 3월 서울시장으로 재직할 때 시민들에게 문화재를 직접 접하게 한다는 차원에서 숭례문을 개방했고, 그 뒤 개방에 따른 관리를 제대로 하지 않아 화재 사고로까지 이어졌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노무현 정권의 전적인 책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자신이 퇴임하여 거주하게 될 김해 봉하마을 근처에는 아방궁 같은 단장(한나라당 추정 500억원)을 하는 반면에, 국보 제1호에는 관리인 한 명 두지 않는 무관심으로 일관한 것은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위반한 것입니다”(작성자 뇌신) 등 반론이 제기됐다.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한 토론방에서도 양론이 팽팽하게 맞붙었다. 이 당선인 탓이라는 쪽은 “문화재청의 반대에도 숭례문 개방하면서 안전요원 철수시키고 무인경비 시스템에 용역을 준 덕분이죠”(작성자 정우현)라는 등의 비난 글을 올렸다. 반면 노 대통령을 탓하는 쪽은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었음에도 오판하여 다 태워먹은 노무현 정권 휘하 유홍준 청장을 비롯한 노 정권 공무원들의 잘못이다”(아이디 빅마우스) 등의 주장을 폈다.
하어영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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