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학교 풍경…서울교육청 12명 적발
감찰공무원, 수선공으로 변장 잠복
학부모 쇼핑백 들고 교사 면담
교육 당국이 촌지 수수에 대해 특별감찰을 벌이겠다고 미리 ‘엄포’를 놓았음에도 학부모들한테서 돈과 선물을 받은 ‘간 큰 교사’ 12명이 적발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촌지 수수에 대해 암행감찰을 시작한 것은 지난 4일부터다. 이미 일선 학교에 곧 감찰이 이뤄질 것임을 암시한 상태였다. 교육청 공무원 33명이 서울 시내 초·중·고교 213곳에 투입됐다. 강남권을 비롯해 목동과 중계동 등 고층 아파트 밀집 지역 학교를 중심으로 감찰 대상을 골랐다. 교실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촌지 수수 현장을 덮치기 위해 치밀한 ‘작전’을 짰다. 학부모나 수선공으로 변장해 잠복 근무를 했다. 학부모가 교사를 만난 뒤 쇼핑백을 놓고 나왔다는 연락이 오면 잠시 뒤 교실로 찾아가 쇼핑백을 조사했다. 빵 상자나 떡 상자, 또는 책갈피에서 현금이나 상품권이 나오면 증거 확보 차원에서 현장에서 휴대폰 카메라로 찍었다. 나온 돈은 4만~30만원에 이르렀다. 30만원이 나온 학교는 두 곳 모두 강남 지역 초등학교였다. 이밖에 6만~20만원짜리 상품권과 화장품, 홍삼 제품 등이 적발되기도 했다.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 한 명이 20만원짜리 상품권 두 장을 들고, 두 아이의 교사에게 각각 한 장씩을 건네다 들통나기도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감찰이 사전에 예견됐기 때문인지 일부 학교에서는 교장이나 교감이 교문 앞에서 아예 학부모 출입을 막기도 했다”며 “교실에 들고 들어간 쇼핑백을 다시 가지고 나오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감찰 과정에서 5곳의 학교가 학부모들한테서 불법 찬조금을 걷다가 적발됐다. 특히 한 사립 특목고는 학생 간식비 등의 명목으로 무려 4800여만원을 거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감찰공무원, 수선공으로 변장 잠복
학부모 쇼핑백 들고 교사 면담
교육 당국이 촌지 수수에 대해 특별감찰을 벌이겠다고 미리 ‘엄포’를 놓았음에도 학부모들한테서 돈과 선물을 받은 ‘간 큰 교사’ 12명이 적발됐다. 서울시교육청이 촌지 수수에 대해 암행감찰을 시작한 것은 지난 4일부터다. 이미 일선 학교에 곧 감찰이 이뤄질 것임을 암시한 상태였다. 교육청 공무원 33명이 서울 시내 초·중·고교 213곳에 투입됐다. 강남권을 비롯해 목동과 중계동 등 고층 아파트 밀집 지역 학교를 중심으로 감찰 대상을 골랐다. 교실에서 은밀하게 이뤄지는 촌지 수수 현장을 덮치기 위해 치밀한 ‘작전’을 짰다. 학부모나 수선공으로 변장해 잠복 근무를 했다. 학부모가 교사를 만난 뒤 쇼핑백을 놓고 나왔다는 연락이 오면 잠시 뒤 교실로 찾아가 쇼핑백을 조사했다. 빵 상자나 떡 상자, 또는 책갈피에서 현금이나 상품권이 나오면 증거 확보 차원에서 현장에서 휴대폰 카메라로 찍었다. 나온 돈은 4만~30만원에 이르렀다. 30만원이 나온 학교는 두 곳 모두 강남 지역 초등학교였다. 이밖에 6만~20만원짜리 상품권과 화장품, 홍삼 제품 등이 적발되기도 했다. 한 초등학교에서는 학부모 한 명이 20만원짜리 상품권 두 장을 들고, 두 아이의 교사에게 각각 한 장씩을 건네다 들통나기도 했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감찰이 사전에 예견됐기 때문인지 일부 학교에서는 교장이나 교감이 교문 앞에서 아예 학부모 출입을 막기도 했다”며 “교실에 들고 들어간 쇼핑백을 다시 가지고 나오는 학부모들도 적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감찰 과정에서 5곳의 학교가 학부모들한테서 불법 찬조금을 걷다가 적발됐다. 특히 한 사립 특목고는 학생 간식비 등의 명목으로 무려 4800여만원을 거둔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이종규 기자 jk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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