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모임’이 13일 오전 서울대 박물관 대강당에서 한반도 대운하 추진 백지화를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하는 도중 한 스님으로부터 질문을 받고 있다. 교수모임은 이날 대운하를 찬성하는 이들에게 공개토론을 제안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전체 25% 동참…정부에 공개토론회 제의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울대 교수모임’이 대운하 계획의 백지화를 요구하는 성명을 발표하고 공개강좌를 여는 등 활동을 본격화하고 나섰다.
교수모임은 10일 오전 서울대 박물관 대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천문학적인 재원이 들어가는 대운하 사업은 한번 시작하면 전 국민과 국토에 회복하기 힘든 재앙을 불러온다”며 “혹세무민의 대운하 추진 백지화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날까지 대운하 건설을 반대하는 서명운동에 동참한 서울대 교수는 전체의 4분의 1 가량인 381명에 이른다.
교수모임은 이날 성명을 통해 “대운하 착공을 준비하는 건설 콘소시엄조차 ‘물류만으로 수지타산이 맞지 않으니 대운하 주변의 대규모 택지개발 등을 기대한다’고 공공연히 말한다”며 대운하의 ‘반경제성’을 지적했다. 또 △강수가 특정 계절에 집중되는 우리나라에서는 환경 재앙의 우려가 있는 점(반환경성) △건설 예정 지역에 문화재가 산재해 있는 점(반문화성) △건설자본과 땅투기꾼들의 배만 불릴 수 있는 점(반국민성) △특별법으로 졸속 추진하는 점(반민주성) 등도 지적했다.
교수모임은 “정부가 각계 전문가를 포함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타당성을 검증하라”며 공개토론회 개최를 요구했다.
기자회견 뒤에는 경제학부 이준구 교수가 ‘무엇을 위한 대운하인가’라는 제목으로 공개강좌를 열었다. 공개강좌는 모두 10차례에 걸쳐 진행될 예정이다. 홍성욱 교수(생명과학부)는 “만화책 출간, 미술대학 학생들의 전시회 개최 등을 통해서도 대운하의 문제점을 알려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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