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름유출 100일] 태안 앞바다 생태 보고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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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유출 사고의 영향으로 태안 앞바다의 해양생물이 절반 이상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환경부는 지난해 26일부터 지난달까지 사고해역과 육상에 대해 긴급 생태계 훼손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를 13일 밝혔다. 이를 보면, 지난 1월 떼죽음해 해안에 떠밀려 온 갑각류 쏙에 이어 연안 바다밑의 뱀거미불가사리와 염통성게, 해안의 모래옆새우와 빗조개·맛조개·민들조개 등 조개류가 집단폐사하고 있다.
특히, 해변에 가장 많은 저서동물로서 어류의 중요한 먹이인 모래옆새우는 17개 조사 지점 가운데 몽산포에서만 발견됐다. 조간대의 다른 저서동물도 급격히 줄어, 학암포에서는 사고 전 ㎡당 8종 133마리가 있던 갑각류가 사고후 5종 56마리로 절반 이상 줄었다. 해조류는 출현종수는 사고 전과 비슷하지만 생물량은 평균 43.2%가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해양생물 피해가 계속되고 있는 것은 기름의 독성이 해저퇴적물과 해변에 남아있기 때문이다. 늘 바닷물에 잠겨있는 조하대 퇴적물 속의 기름성분 농도는 사고 전보다 5.76배 증가했고 특히 의항리·모항 등 북부해안에서 오염이 심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름오염 피해는 단시간에 회복될 것 같지 않다. 최종관 국립공원연구원 해양생태계회복추진팀장은 “수온이 높아지고 조류가 달라지면 모래 속이나 해안 암반 깊숙이 묻혀있던 원유성분이 다시 녹아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이재홍 환경부 자연보전국장은 “생태계 회복은 5년이 지나야 조개가 나타나고 10년 뒤에 회복의 징후가 뚜렷해지는 등 더디게 진행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조홍섭 환경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