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심각한 ‘폭력 불감증’
‘얼차려 예절교육’ 입발린 사과…조사·문책 없어 또 재발…
공주교대 담화문 처벌내용 없어
고려대·건국대등 보도에 무반응
“재미로 그런건데…이상한 보도”
일부 학생·교수 문제의식 없어 대학 선·후배간 ‘폭력 예절교육’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지만, 대학 당국은 입발린 사과와 미온적인 대처에 머물고 있다. 소나기만 피하면된다는 대학들의 ‘폭력 불감증’이 이런 악습을 뿌리뽑지 못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입생과 재학생간 ‘얼차려 대면식’(<한겨레> 3월17일치 9면)으로 물의를 빚은 공주교대는 지난 18일 교내에 총장 명의의 담화문을 게시했다. 담화문에는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재발시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진상 조사나 책임자 문책, 구체적인 재발 방지책 등은 없었다. 담화문도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지 않고 교내 게시판 몇 곳에만 게시했다.
경희대는 체육대학의 선·후배간 ‘폭력 예절교육’이 보도(<한겨레> 3월6일치 12면)된 직후 부총장이 직접 나서 “반복되는 악습을 뿌리뽑겠다”고 공언했다. 그러나 진상조사위와 대책위는 지난 19일에야 첫 모임을 열었다. 이 학교는 지난 2006년부터 3년째 ‘폭력 예절교육’으로 물의를 빚었지만 별다른 후속조처를 내놓지 않았다. 이병수 체육시민연대 사무차장은 “올해도 별다른 진전없이 시간만 보내는 걸 보면 이전과 크게 다르지 않다”고 말했다.
지난 2년 동안 선·후배간 폭력적인 예절교육이 문제가 된, 건국·공주·고려·동국대 등은 재발 방지책은 커녕 사과 담화문조차 내놓지 않았다.
지난해 3월 <한겨레>가 선·후배 사이의 얼차려 교육을 보도한 고려대 세종캠퍼스 사회체육학과의 위성식 학과장은 “체육하는 사람으로써 기본 예절을 갖추게 하기 위한 교육이었다”며 “관례적인 것도 아니고 그 때만 그런 것”이라고 말했다. 비슷한 때 신입생들의 얼차려 신고식이 보도된 건국대 체육 교육학과 김원중 학과장은 “재미로 운동장에서 선배랑 같이 운동하는 식으로 진행했는데 보도가 이상하게 나간 것”이라며 “보도 나간 뒤로 즐거운 행사만 없어졌다”고 말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린 건국대 체육 교육학과의 한 학생은 “얼차려라고 했지만 그것이 폭력인지 아닌지 판단하는 것은 보는 각도에 따라 다를 수 있다”며 “학부모나 외부인들이 보기에는 왜 저렇게 폭력적이냐고 할 수 있지만 내부에선 그렇지 않다”고 말했다.
반면 전북대는 지난해 속옷 바람으로 신입생 신고식을 치른 스포츠학과 재학생들한테 8개월 동안 교내 청소 등 봉사활동을 하도록 징계를 내렸다. 봉사활동에는 스포츠과학과 학과장도 참여하도록 했다. 장광엽 전북대 자연과학대학 학장은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올해는 신입생 환영회 자체를 열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병수 사무차장은 “대학 당국은 물론 학생들도 폭력적인 문화에 길들여지면서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어영 송경화 기자 haha@hani.co.kr
고려대·건국대등 보도에 무반응
“재미로 그런건데…이상한 보도”
일부 학생·교수 문제의식 없어 대학 선·후배간 ‘폭력 예절교육’이 해마다 반복되고 있지만, 대학 당국은 입발린 사과와 미온적인 대처에 머물고 있다. 소나기만 피하면된다는 대학들의 ‘폭력 불감증’이 이런 악습을 뿌리뽑지 못하는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신입생과 재학생간 ‘얼차려 대면식’(<한겨레> 3월17일치 9면)으로 물의를 빚은 공주교대는 지난 18일 교내에 총장 명의의 담화문을 게시했다. 담화문에는 “비판은 겸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재발시 학생들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등의 내용이 담겨 있다. 그러나 진상 조사나 책임자 문책, 구체적인 재발 방지책 등은 없었다. 담화문도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하지 않고 교내 게시판 몇 곳에만 게시했다.
신입생 폭력 연루 대학들의 후속 조처 현황
이병수 사무차장은 “대학 당국은 물론 학생들도 폭력적인 문화에 길들여지면서 똑같은 일이 반복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하어영 송경화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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