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에도 소비자 신고…동원, 리콜 등 조처 안해
식약청 “시설 수리때 섞인듯”…식품업체 ‘안전불감증’
식약청 “시설 수리때 섞인듯”…식품업체 ‘안전불감증’
동원에프앤비(F&B) 참치캔에서 발견된 칼날이 공장 시설을 수리하는 데 쓰인 칼날과 같은 것으로 밝혀졌다. 또 동원 쪽에 2006년 11월에도 ‘칼날 이물질이 나왔다’는 소비자 신고가 있었으나 제품 리콜 등 안전 조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은 21일 “칼날이 나온 제품이 생산된 지난해 7월4일 경남 창원 공장의 컨베이어벨트가 끊어져 약 32분 동안 생산 공정이 정지됐고, 이번에 발견된 것과 같은 칼을 써 수리 작업을 한 사실을 확인했다”며 “제조 과정에서 칼날 조각이 섞여들어갔을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식약청은 또 빈 캔을 입고할 때 검사하는 과정에서도 같은 칼이 쓰인 사실이 있다고 밝혔다. 생산 현장에는 엑스선 이물검색기가 설치돼 있으나, 통조림 테두리부터 안쪽으로 9㎜까지는 금속성 이물질이 존재해도 인식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동원에프앤비는 이번 사고 직후 “심층 조사를 했지만 어떤 경로로 이물질이 들어갔는지 명확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했다”면서 “소비자 안전을 위해 제품 회수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식약청이 조사에 나선 지 하루 만에 이물질 혼입 경로, 이물검색기를 비롯한 안전관리 시스템의 허점이 드러났다. 더구나 2006년 11월에도 칼날 발견 불만 신고가 있었던 사실이 밝혀졌다. 이에 따라 동원에프앤비는 ‘안전 불감증’이라는 비난을 면하기 어려워 보인다.
식약청은 동원에프앤비에 시설 개수 명령을 하는 한편, 시중에 유통된 같은 제조번호 제품들을 신속히 거둬들이도록 했다.
농심과 동원에프앤비 등 이름난 식품업체들이 식품 오염 사고를 쉬쉬하기만 할 뿐, 진상 조사는 물론 안전 조처를 소홀히 한 사실이 드러나자 소비자들의 불안과 불신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식약청은 식품업체가 접수한 소비자 불만 신고 가운데 위해성이 심각하다고 판단되면 시·도 등 행정기관에 즉시 알리도록 하는 보고 체계를 마련하고, 식약청 홈페이지에 ‘소비자 신고센터’를 운영하는 등 가공식품 이물관리 종합대책을 마련할 계획이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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