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
32년 만에 건물 새 단장한 가정법률상담소 곽배희 소장
“집 단장을 마쳤으니, 무료 법률상담 문을 더욱 활짝 열렵니다.”
최근 32년 만에 새 회관을 지어 입주한 한국가정법률상담소의 곽배희 소장(62·사진)은 30일 ‘새 집’에 들어선 마음가짐을 털어놓았다.
한국가정법률상담소는 1956년 고 이태영 변호사가 세운 이래 여성을 비롯해 생활이 힘들거나 법을 잘 모르는 사회적 약자들에게 든든한 버팀목이 돼 준 법률구조단체다. 상담소는 30년 넘게 서울 여의도 6층짜리 벽돌 건물을 한 차례도 보수하지 않은 채 써 왔다. 지하실이나 주차시설도 없고 냉·난방도 되지 않는 건물이었다. 대학시절 은사인 이 변호사에게 이끌려 73년부터 상담소와 인연을 맺은 곽 소장에겐 간사부터 상담소장에 이르기까지 35년을 함께한 곳이었다.
같은 자리에 지상 10층, 지하 2층 짜리 현대식 건물을 올리기까진, 자칫 ‘법률구조단체’로서 업무를 접을 뻔한 위기도 있었다. ‘건물을 팔아 연구소 형태로 작게 운영하자’는 의견도 나왔다. 적지 않은 건축비 때문이었다. 그런데 200명 넘는 개미 후원자들을 비롯,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몇몇 대기업도 기부금을 보태 120억 원의 건축비가 ‘기적처럼’ 모였다. 5평짜리 상담실 17개를 비롯해 이태영기념실, 강당, 강의실, 도서실 등에는 후원자들의 이름을 새겨 뜻을 남겼다.
“새 집에 들어가니 직원들의 얼굴이 환해지고, 그러니 상담 받으러 온 이들도 더 큰 믿음을 주는 듯하다”며 활짝 웃는 곽 소장은 “지방에 지부 설치를 확대하고, 지자체에서도 법률구조사업을 지원할 수 있도록 관련 법 개정에도 나서겠다”고 말했다. 그는 “국제결혼·탈북자 가정의 문제, 통일 뒤 가족정책 연구 등 가사문제 전문기관으로서 더욱 더 활발한 활동을 펼쳐가겠다”고 다짐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사진 가정법률상담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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