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오늘 구속영장 신청…어린이 대상 추가범죄 수사
경기 일산 초등생 폭행·납치미수 사건을 수사 중인 일산경찰서 수사본부는 1일 “용의자 이아무개(41)씨가 성폭력을 목적으로 일산 대화역에서 하차했다고 자백했다”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2일 오전 강간치상 혐의로 이씨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은 “이씨가 범행 대상을 물색하는 폐쇄회로 화면 등을 보여주자, 애초 단순 폭행이었다는 진술을 바꿔 범행 의도를 자백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앞서 경찰은 이씨가 아파트 단지를 배회하며 범행 대상을 찾는 장면과, 이번 사건 피해자 강아무개양을 폭행하기 전에 다른 아이를 따라 승강기를 타려던 장면이 담긴 폐쇄회로 화면을 발견하고 이를 근거로 이씨를 추궁했다. 폐쇄회로 화면을 보면, 이씨가 아이를 따라 승강기를 타려다 아파트 주민이 승강기 안에 있는 것을 확인하고 발걸음을 돌리는 장면이 담겨 있다. 경찰은 또 “녹화 장면을 국립과학수사연구소에 보내 확인한 결과, 이씨가 폭행 당시 손에 들고 있던 노란색 물건이 커터칼일 가능성이 크다는 회신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용의자 이씨는 12년 전에도 5∼9살짜리 여자 어린이에게 성폭행 범죄를 저질러 징역 10년을 선고받았다. 당시 1심 법원은 징역 12년을 선고했지만 항소심에서 2년이 줄었다. 이씨는 1995년 12월께 서울 강남의 한 아파트 계단에서 ㅈ아무개(9)양을 흉기로 위협해 아파트 옥상으로 끌고 간 뒤 성폭행하는 등 모두 다섯 차례에 걸쳐 10살 미만 여자 어린이들을 성폭행하거나 미수에 그친 혐의로 기소됐다. 당시 판결문을 보면, 이씨는 미리 점찍어 둔 범행 대상을 뒤따라가 흉기로 위협해 반항하지 못하게 한 뒤 범행을 저지른 공통점이 나타난다.
경찰은 이씨가 출소 뒤 2년여 동안 비슷한 범죄를 더 저질렀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여죄를 추궁하고 있다. 경찰은 이씨의 유전자를 채취해 비슷한 사건 현장에서 나온 머리카락 등과 대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수사본부는 또 이씨의 여죄를 밝혀내기 위해 2일 이씨와 동거녀의 집 등 두 곳을 압수수색할 계획이다.
전날 경찰은 이씨가 범행 34분 뒤인 3월26일 오후 4시18분께 지하철 3호선 대화역에서 수서행 열차를 타는 것을 폐쇄회로 화면으로 확인한 뒤 탐문 수사를 벌였고, 저녁 8시30분께 서울 대치동의 한 사우나에서 이씨를 붙잡았다.
고양/하어영, 박현철 기자 ha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