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광주에서 열린 5·17 예술제 행사에 참가해 노래를 부르고 있는 우타고에 멤버들.
5·18 방문 10년째 맞는 우타고에 노래패
일 최대 문화운동단체 이번주 방한
한겨레신문 시민합창단 공연도 참가
“민중이 전쟁 없는 세계 만들어야” “한국사람들이 우리 노래를 어떻게 생각할지 처음에는 우려를 많이 했죠. 그렇지만 우리들 노래에 상당히 우호적인 반응을 보여줬습니다. 광주의 미래지향적인 에너지를 피부로 느꼈습니다.” 10일 도쿄 시내에서 만난 일본의 노래운동 단체인 일본 우타고에(노랫소리)전국협의회의 국제교류위원 고바야시 히카루(67)와 사무국장 오자와 히사시(58)는 1999년 5월17일 처음으로 광주의 5·18 예술행사 무대에 섰던 느낌을 어제 일처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그때 너무 감동해서 매년 갑시다”라고 의기투합한 우타고에 멤버들은 이후 매년 5·18 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2000년 두번째 참가 때 광주행 버스 안에서 히로시마에서 활동 중인 야마가미 시게노리라는 싱어송라이터가 즉석에서 만든 <아이고 광주>는 광주공연의 주요 레파토리가 됐다. 이들은 또 광주 5·18 묘역에 참배해 헌화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같이 부르며 5·18의 의미를 함께 나누기도 했다. 1인당 12만~13만엔의 적지 않은 경비를 자비로 부담해서 한국을 방문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올해로 10번째. 우타고에는 1948년 ‘노랫소리는 평화의 힘’이라는 슬로건 아래 반전 및 평화, 영구적인 전쟁 포기를 담은 헌법9조 지키기를 호소해온 일본 최대의 문화운동단체다. 매년 열리는 노래제전에는 2천여개 단체, 1만여명이 참가한다. 오자와 사무국장은 60년간 단체가 지속된 비결에 대해 “우리들의 밑바탕에는 민중이 일어서서 전쟁이 없는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일본이라는 사회가 그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단 50년해인 98년 한국민족음악인협의회와의 교류를 계기로 광주방문을 시작했다. 98년 11월 창립 50주년기념 일본 ‘우타고에제전’에 한국 가수 김원중 등 16명을 초청한 뒤 이듬해 제주 4·3 행사 때 처음 한국 공연을 했다. 2000년 5·18 20돌 행사 때는 한국 쪽 의뢰를 받아 멕시코 등 남미 음악가를 초청하는 등 한-일 교류를 축으로 국제적 문화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일정에는 17일 5·18 기념 예술제뿐 아니라 <한겨레신문>이 창단한 합창단 ‘한겨레 평화의 나무’의 첫 정기공연(16, 17일 서울 건국대) 참가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인천 시민문화예술센터 교류공연에도 참가한다. 오자와는 ‘한겨레 평화의 나무’ 공연 무대에 오를 예정은 없지만 “만약 우리들에게 불러주세요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부르겠다. 우리들은 모두 노래부르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뿐이니까”라면서 솔직한 마음을 내비쳤다. 해마다 빠짐없이 광주무대에 서고 교류행사를 주도한 고바야시는 “그전까지 무대총감독을 맡았던 사람이 사정상 그만두면서 아직까지 무대에 오를 수 있을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광주무대에 서는 것만이 한국행 목적이 아니다”라면서 애써 넉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역사인식 공유를 위해 독립기념관, 서대문형무소, 파고다공원, 나눔의 집 등 한반도와 일본 사이 과거 벌어졌던 진실은 무엇이었는지를 되새길 수 있는 일정을 반드시 집어넣습니다. 우리 일본인에게는 쓰라린 것이 많지만 확실하게 과거의 사실을 인식하는 게 미래지향적 문화교류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죠.” 그는 “7년 전 암 수술을 받았을 때 문화교류를 통해 알게 된 한국인 지인이 몸에 좋다는 홍삼 엑기스 반년분을 보내주었다”며 한국사람들의 푸짐한 인심에 감사를 표했다. 도쿄/글·사진 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한겨레신문 시민합창단 공연도 참가
“민중이 전쟁 없는 세계 만들어야” “한국사람들이 우리 노래를 어떻게 생각할지 처음에는 우려를 많이 했죠. 그렇지만 우리들 노래에 상당히 우호적인 반응을 보여줬습니다. 광주의 미래지향적인 에너지를 피부로 느꼈습니다.” 10일 도쿄 시내에서 만난 일본의 노래운동 단체인 일본 우타고에(노랫소리)전국협의회의 국제교류위원 고바야시 히카루(67)와 사무국장 오자와 히사시(58)는 1999년 5월17일 처음으로 광주의 5·18 예술행사 무대에 섰던 느낌을 어제 일처럼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다. “그때 너무 감동해서 매년 갑시다”라고 의기투합한 우타고에 멤버들은 이후 매년 5·18 행사에 빠짐없이 참여하고 있다. 2000년 두번째 참가 때 광주행 버스 안에서 히로시마에서 활동 중인 야마가미 시게노리라는 싱어송라이터가 즉석에서 만든 <아이고 광주>는 광주공연의 주요 레파토리가 됐다. 이들은 또 광주 5·18 묘역에 참배해 헌화하고 <임을 위한 행진곡>을 같이 부르며 5·18의 의미를 함께 나누기도 했다. 1인당 12만~13만엔의 적지 않은 경비를 자비로 부담해서 한국을 방문하는 이들의 발걸음은 올해로 10번째. 우타고에는 1948년 ‘노랫소리는 평화의 힘’이라는 슬로건 아래 반전 및 평화, 영구적인 전쟁 포기를 담은 헌법9조 지키기를 호소해온 일본 최대의 문화운동단체다. 매년 열리는 노래제전에는 2천여개 단체, 1만여명이 참가한다. 오자와 사무국장은 60년간 단체가 지속된 비결에 대해 “우리들의 밑바탕에는 민중이 일어서서 전쟁이 없는 세계를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있었다. 일본이라는 사회가 그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창단 50년해인 98년 한국민족음악인협의회와의 교류를 계기로 광주방문을 시작했다. 98년 11월 창립 50주년기념 일본 ‘우타고에제전’에 한국 가수 김원중 등 16명을 초청한 뒤 이듬해 제주 4·3 행사 때 처음 한국 공연을 했다. 2000년 5·18 20돌 행사 때는 한국 쪽 의뢰를 받아 멕시코 등 남미 음악가를 초청하는 등 한-일 교류를 축으로 국제적 문화네트워크를 확대하고 있다.
특히 올해 일정에는 17일 5·18 기념 예술제뿐 아니라 <한겨레신문>이 창단한 합창단 ‘한겨레 평화의 나무’의 첫 정기공연(16, 17일 서울 건국대) 참가도 포함돼 있다. 지난해에 이어 두번째로 인천 시민문화예술센터 교류공연에도 참가한다. 오자와는 ‘한겨레 평화의 나무’ 공연 무대에 오를 예정은 없지만 “만약 우리들에게 불러주세요라고 한다면 얼마든지 부르겠다. 우리들은 모두 노래부르고 싶어서 어쩔 줄 모르는 사람들뿐이니까”라면서 솔직한 마음을 내비쳤다. 해마다 빠짐없이 광주무대에 서고 교류행사를 주도한 고바야시는 “그전까지 무대총감독을 맡았던 사람이 사정상 그만두면서 아직까지 무대에 오를 수 있을지 결정되지 않았다”며 안타까움을 표시했다. 그는 “광주무대에 서는 것만이 한국행 목적이 아니다”라면서 애써 넉넉한 웃음을 지어 보였다. “역사인식 공유를 위해 독립기념관, 서대문형무소, 파고다공원, 나눔의 집 등 한반도와 일본 사이 과거 벌어졌던 진실은 무엇이었는지를 되새길 수 있는 일정을 반드시 집어넣습니다. 우리 일본인에게는 쓰라린 것이 많지만 확실하게 과거의 사실을 인식하는 게 미래지향적 문화교류를 위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이죠.” 그는 “7년 전 암 수술을 받았을 때 문화교류를 통해 알게 된 한국인 지인이 몸에 좋다는 홍삼 엑기스 반년분을 보내주었다”며 한국사람들의 푸짐한 인심에 감사를 표했다. 도쿄/글·사진 김도형 특파원 aip209@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