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매점에 구비된 식품
판매금지된 라면·커피 버젓이 팔아
청소년 건강을 위협하는 커피·라면·탄산음료가 여전히 중·고등학교 매점에서 팔리고 있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12일 대한 여자기독교청년회(YWCA) 연합회가 지난 4월 전국 중·고교 57곳을 찾아가 매점 실태 조사를 해 보니, 24곳(42.9%)에서 커피를 팔고 있었으며, 라면·탄산음료를 파는 곳도 각각 12곳(21.4%)인 것으로 나타났다. 국가청소년위원회는 2006년 ‘학생들의 성장 발육에 심각한 장애를 일으킨다’며 정부에 이들 식품의 학교 내 판매 금지를 권고했으며, 교육부와 서울시교육청 등은 지난해 9월 학교에서 탄산음료 판매를 금지하고 라면·튀김 등 인스턴트 식품의 판매 중지를 권장한 바 있다. 이번 조사에서 유기농·친환경 식품을 파는 학교 매점은 한 곳도 없었다.
정부 기관의 정기 점검을 받는 매점은 18곳(31.6%)뿐이었으며, 점검을 전혀 받지 않는 곳도 16곳(28.1%)이나 됐다.
이 단체가 최근 전국 학교 44곳 학생 2018명에게 물어본 ‘안전한 먹을거리 문화를 위한 청소년 의식 조사’에서, ‘아침식사를 날마다 하는 편’이라는 학생은 45.8%로 절반에도 미치지 못했다. 10명 가운데 3명꼴로 전혀 아침을 먹지 않거나(13.6%), 주 1차례 가량만 아침을 먹는(12.3%) 것으로 조사됐다.
아침 식사를 거르는 이유로, 학생들은 ‘등교 준비 때문에 바빠서’(40.3%) 또는 ‘늦잠을 자서’(25.6%)라고 답해, ‘0교시’나 야간 자율학습 같은 학업부담 가중이 영향을 주는 것으로 풀이된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