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찰이 지난 1일 오전 청와대로 통하는 서울 삼청동 들머리에서 밤샘 시위를 벌인 시민들을 강제해산하는 과정에서 곤봉과 방패를 휘둘러 머리를 맞은 시민이 바닥에 쓰러져 있다. 김정효 기자 hyopd@hani.co.kr
경찰청장 등 고소…민교협 ‘군홧발 진압 문책을’
경찰이 지난 1~2일 촛불 시위대에 대한 강경진압으로 거센 후폭풍을 맞고 있다. 광우병 국민대책회의(대책회의)는 3일 지난 주말 거리행진 도중 경찰의 진압으로 인한 부상자들과 시민사회단체들이 어청수 경찰청장과 한진희 서울지방경찰청장, 신두호 서울기동단장 등 경찰 지휘부 6명을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고소했다고 밝혔다.
대책회의는 “고소·고발에 참여한 시민 14명은 진압과정에서 방패에 찍히거나 구타를 당해 수술을 받아야 하는 등 심각한 상황”이라며 “이들이 폭행 당하는 장면 상당수가 인터넷 동영상 등으로 올라와 있다”고 말했다. 고소인으로 참여한 대학생 김아무개(25)씨는 “1일 새벽 효자동길에서 전경에게 머리채를 잡힌 뒤 전경 군홧발로 폭행을 당해 얼굴에 골절을 당했다”고 말했다. 이날 밤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촛불집회를 마치고 거리행진에 나선 시민들은 서대문구 미근동 경찰청사 앞으로 몰려가 “어청수 물러가라”며 규탄 시위를 벌이기도 했다.
지난 1일 새벽 서울대 음대 여학생이 전경의 군홧발에 짓밟힌 사건과 관련해 서울대 민주화를 위한 교수협의회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강경진압을 주도한 지휘계통 문책과 △경찰청장 퇴진 △폭력진압에 대한 정부 사과와 평화시위 보장 △대통령의 쇠고기 재협상 선언과 국정 쇄신 등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한진희 서울지방경찰청장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당사자와 가족에게 사죄의 뜻을 밝히면서 “동영상을 보고 공분한 국민들께도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그는 “관련자가 2~3명으로 압축됐으나 직접 때린 사람은 특정되지 않았으며, 감찰조사를 진행해 적절한 책임을 묻겠다”며 “(다른) 폭행에 대해서는 내부적으로 더 조사하고 있으니 경찰이 잘못했다면 조사해서 처벌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비 병력이 부족해 청와대 앞에서 시위대를 향해 물대포를 사용한 것”이라며 “시위대가 청와대까지 몰려가는 상황을 그냥 지켜볼 수 없었다”고 덧붙였다. 경찰은 앞으로 청와대 등 주요 시설 부근에서 저지선이 뚫리거나 신체적 접촉으로 폭력사태가 빚어지지 않는 한 물대포 사용을 자제하겠다고 밝혔다.하어영 김성환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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