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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한게임 ‘게임머니 거래’ 사행성 논란

등록 2008-06-08 23:46

게임머니에서는 포커와 고스톱에 적용되는 환율에 따라 1만원이 수조원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게임머니에서는 포커와 고스톱에 적용되는 환율에 따라 1만원이 수조원으로 전환되기도 한다.
NHN 영업익 50% 이상 추정…“성장 질 저하”
수천만원 피해 잇따라…문체부, 9일 대책 발표
대중적 인터넷게임인 웹보드 게임의 사행성 문제가 심각하다. 게임머니를 갖고 고스톱·포커 등을 하는 한게임, 넷마블, 피망, 엠게임 등 국내 웹보드 게임은 합법적 게임이고, 게임머니는 환금이 불법화되어 있다. 그러나 이들 사이트에서 수백만원의 판돈이 오가는 사실상의 도박판이 벌어지고 있으며, 오프라인에서 음성적으로 게임머니 거래가 이뤄지면서 사행성이 부각되고 있다. 대표적인 곳은 하루 300만명이 이용하고 동시접속자가 25만명에 이르는 한게임이다.

엔에이치엔이 운영하는 한게임은 한 달 게임머니 구입한도를 30만원으로 제한하고, 게임머니상을 통한 불법적인 거래를 단속·신고하고 있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들은 불법 머니상에게 송금하고, 비공개인 ‘친구 경기장’에서 짜고치기를 통해 이른바 ‘수혈(게임머니 충전)’을 받는다. 박아무개(26)씨는 웹보드 게임으로 지난 2년간 2천만원을 잃었다. 또다른 박아무개(37)씨는 같은 게임으로 하룻밤에만 300만원을 날렸다. 피해사례가 잇따르자 문화체육관광부는 지난 4일 관련 업체 4곳의 책임자들을 긴급히 불러 회의를 했고, 9일 웹보드 게임의 사행성 방지를 위한 대책을 발표할 예정이다.

웹보드 게임의 사행성은 업체가 주도적으로 나설 경우 대부분 해결이 가능하지만 업체들은 적극 나서지 않고 있다. 한 두 번 게임으로 수백만원을 잃을 수 있는 판돈 규모를 축소하거나, 이용자당 잃거나 딸 수 있는 총액의 한도를 정하는 방법으로 예방이 가능하다. 지나친 중독을 막기 위해 이용시간을 제한할 수도 있다. 한게임은 현재 한 시간이 지날 때마다 ‘경고’ 안내를 띄우지만, 무시하면 그만이다. 불법거래가 이뤄지는 ‘친구 경기장’을 폐쇄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업체들은 ‘합법적 게임’인 점을 들어, 이용자 책임을 강조한다. 엔에이치엔 쪽은 “친구 경기장의 경우 실제 친구끼리 즐기는 경우가 많다. 합법적 오락을 불법적으로 이용한 이용자와 환전상의 문제가 크다”며 “94%의 이용자는 무료로 이용하고 있으며 100여명 규모의 클린센터를 운영하며 일부의 불법행위를 막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밝혔다.

한게임의 사행성 논란은 처음이 아니다. 심준보 씨제이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지난 4월 ‘엔에이치엔은 웹보드 게임업체인가’라는 보고서에서 웹보드 게임에 의존하고 있는 엔에이치엔의 ‘위험성’을 지적했다. 엔에이치엔의 올 1분기 매출액 2953억원 중 한게임 비중은 30.6%(905억원)에 이른다. 심 애널리스트는 한게임 매출의 90%를 차지하는 웹보드 게임의 수익성이 높아, 엔에이치엔 영업이익 중 웹보드 게임의 비중이 50%를 넘을 것으로 추정했다. 그는 “엔에이치엔이 검색포털업체로서보다 웹보드 게임업체로서 높은 성장을 해, 성장의 질이 저하됐다”고 평가했다.

게임물 등급위원회도 올 1월 아바타를 사면 게임머니를 충전해주는 한게임 등의 게임머니 간접충전방식에 대해 문제를 지적했다. 유병채 문화체육관광부 게임산업과장은 “웹보드 게임의 사행성 문제는 이용자 책임으로만 돌릴 문제가 아니다”라며 “어떤 식으로든 시정하고 넘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최승훈 게임산업협회 사무국장은 “합법적 서비스를 악용하면 이를 막기 힘든 경우가 있지만, 게임산업의 성장과 함께 기업윤리가 함께 성숙하고 있는지는 겸허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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