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학대 가해자 현황
자식들 보살핌 못받고 윗세대 부양 겹부담
피해자 68% 여성 최다…가해자 53% 아들 1위
피해자 68% 여성 최다…가해자 53% 아들 1위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노인이 된 자녀가 더 고령인 노인 부모를 학대하는 현상이 크게 늘고 있다. 학대 가해자는 아들이 53.1%로 가장 많았다.
보건복지가족부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9일 발간한 ‘2007년 전국 노인 학대 상담사업 현황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전국 18개 노인학대예방센터에 접수된 학대 신고 사례는 모두 4730건에 이르러 전년보다 18.4% 증가했으며, 학대로 확증된 사례는 2312건으로 전년보다 1.7% 늘어났다.
특히 60살 이상 노인이 된 자녀가 더 고령인 노인 부모를 학대하는 이른바 ‘노-노 학대’ 사례는 전체의 23.3%(538명)로, 전년도 17.9%(407명)에 견줘 사례 수는 물론 비중도 크게 늘었다.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의 김은주 부장은 “새로 노인으로 진입하는 세대는 자녀 세대한테서 부양을 받지 못하면서도 수명이 길어진 부모 세대를 계속 부양해야 하는 처지라서 신체적·경제적 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학대 피해자는 여성 노인이 전체의 68.1%인 1575명으로, 남성 노인 737명보다 갑절이나 많았다. 학대 가해자는 아들이 53.1%로 가장 많았고, 며느리(12.4%), 딸(11.9%), 배우자(7.6%) 등이 뒤를 이었다. 노인 학대는 경제적 요인과 밀접한 관계를 지녔다는 분석이 나온다. 학대 피해자의 생활 수준은 기초생활 수급자이거나 저소득층인 이들이 57.6%으로 과반수를 차지했다. 가해자가 학대를 하는 원인은 ‘부양 부담’이 26.9%로 2위였고, 자식·손자 세대가 노인에게 금전적 요구를 하다가 학대하는 ‘경제적 의존성’이 10.3%로 3위였다.
다만, 가장 흔한 학대 이유로는 가해자의 폭력적 성향 등 성격 장애가 39.7%로 첫 손에 꼽혔다.
정세라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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