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노인회가 이명박 대통령 부인의 사촌언니 김옥희(74·구속)씨의 ‘공천비리 의혹’의 핵심적인 연결 고리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사진은 서울 효창동 대한노인회 중앙회 건물.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지난 3월 ‘한나라 지지’ 성명 발표
공천 겨냥 노인회 찾는 발길 잦아
공천 겨냥 노인회 찾는 발길 잦아
대한노인회가 김윤옥씨 사촌언니 김옥희(74)씨의 ‘공천비리 의혹’의 핵심적인 연결 고리로 떠오르고 있다.
구속된 두 김씨는 검찰에서 “대한노인회 추천 몫”으로 김종원 이사장한테 ‘공천 알선’을 제안했다고 진술했다. ‘노인 대표’의 국회 진출은 대한노인회의 오랜 숙원사업이고, 김옥희씨는 노인회의 공식 행사에 빈번히 참석했다는 게 관계자들의 증언이다. 더구나 김 이사장은 형식적이긴 하나 대한노인회 중앙회 자문위원을 맡고 있다. 김 이사장 처지에선, 대통령의 친인척이자 노인회에도 ‘입김’을 행사할 수 있는 김옥희씨가 든든한 연줄이라고 판단할 수 있는 대목이다.
실제로 각종 선거 때 260만 회원을 거느린 대한노인회 등 노인 단체의 영향력은 무시할 수 없는 수준이다. 대한노인회는 지난해 대선 때도 이명박·정동영·이회창 후보를 한꺼번에 초청해 강연회를 여는 ‘힘’을 과시했다. 특히 안필준 중앙회 회장은 올해 새해 메시지에서 역점사업 세 가지 가운데 첫째로 ‘노인을 받드는 국회의원 선출’을 꼽았다. 대한노인회 관계자들한테선 “지난 18대 총선 때 한나라당 비례대표로 정아무개 서울시연합회장 등 2~3명 가량을 추천했다”는 복수의 증언이 나온다.
그러나 지난 3월24일 한나라당 비례대표 공천 명단에 이른바 ‘노인 대표’는 포함되지 않았고, 노인회는 바로 이튿날 “노인 몫이 없는 국회의 대표성을 인정할 수 없다”는 강한 비판 성명을 발표했다. 성명은 “여러 경로를 통해 한나라당에 노인 몫으로 비례대표 국회의원이 한두 명쯤 있어야 한다는 주장을 폈다”며 “한나라당은 노인 몫 비례대표를 지금이라도 공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어떤 경로로든 대한노인회 차원에서 노인 몫의 비례대표를 추천했음을 강력히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와 관련해 대한노인회 중앙회의 한 임원은 “공천과 관련해서 회장 개인에게 찾아와 추천을 받아간 사람이 몇 사람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처음에는 노인회에서 공식적으로 비례대표를 낸다는 말이 있었지만 나중에는 그게 물건너 갔고, 개인적으로 추천을 받으려 노력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김옥희씨의 ‘개입’으로 김 이사장이 실제 노인회의 추천을 받았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안 회장과 중앙회 차원의 ‘비공개 추천’ 형식으로 이뤄진다는 증언도 나온다. 복수의 노인회 관계자들은 “비례대표 추천서는 회장이 개인적으로 처리해 중앙회 쪽에서 아는 사람은 거의 없다. 하지만 비례대표와 관련해 노인회랑 관계없는 사람들이 개인 자격으로 찾아와 추천해 달라고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한겨레>는 안 회장과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하어영 최현준 송경화 기자 hah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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