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질랜드산 분유첨가물 멜라민 파장
식약청 대책마련 고심…일부러 넣었을 가능성 적어
식품업계 전전긍긍 “중국 수출 늘어나 좋아했는데…” 국내 분유·이유식 제품에서는 멜라민이 나오지 않았지만, 원료로 쓴 뉴질랜드산 우유 단백질 ‘락토페린’에서 멜라민이 나와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의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분유·이유식 업계는 “안전상의 문제는 없지만 국내 판매와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 락토페린 왜 나왔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일 뉴질랜드 낙농업체 ‘타투아협동조합’이 생산한 락토페린을 들여와 쓴 국내 업체는 우유 업체 한 곳과 분유·이유식 업체 세 곳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면역을 강화해주는 락토페린을 첨가물로 썼다. 식약청은 남양유업이 수입한 390㎏은 190㎏이 부적합 판정을 받아 전량을 압류했고, 파스퇴르유업이 수입한 235㎏은 170㎏이 부적합 판정을 받아 쓰고 남은 35㎏을 압류했다. 식약청 위해관리과 관계자는 “락토페린은 유통기한이 3년이나 되고 분유나 이유식 업체에서도 워낙 극미량만 쓴다”며 “락토페린에서 검출된 멜라민도 극소량에 불과해 현재로서는 완제품에서 검출이 되기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산 락토페린에서 멜라민이 나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검출된 양이 적어서 단백질 양을 늘리려고 멜라민을 의도적으로 섞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한 낙농학자는 “젖소 등 반추동물의 사료첨가제로 쓰이는 시아누릭산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멜라민이 생길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의 자료가 있다”며 “대부분은 젖소 몸 밖으로 배출되겠지만 극미량이 남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분유 업계는 목장에서 멜라민 수지로 된 용기 등에 원유를 담았다가 멜라민이 녹아나왔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식약청은 “뉴질랜드 식품안전 당국은 ‘비의도적 혼입’으로 보고 있다”며 “뉴질랜드는 기존엔 존재하지 않았던 멜라민의 허용 기준치를 마련해 위해성이 없는 경우 극미량은 허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소비자·분유 업계 “불안” 식약청은 “분유와 이유식 완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아 위해성은 없다”면서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문제가 된 락토페린을 사용해 분유와 이유식을 생산하고 있는 한 분유업체 관계자는 “요즘 중국산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국내 제품의) 중국 수출이 대폭 늘어났는데, 이번 사건으로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분유업체 관계자도 “분유와 이유식 완제품에서는 멜라민이 나오지 않았고 안전상의 문제는 없다고 보지만, 소비자들이 크게 동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식약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송아무개씨는 “분유를 먹이는데 뉴질랜드 수입이라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며 “아기가 먹는 분유이니 제발 정확하게 검사해달라”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한편 국내 모든 분유 제품을 수거해 멜라민 검사를 진행 중인 농림수산식품부는 조만간 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결과를 발표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덜 방침이다. 정세라 윤영미 기자 seraj@hani.co.kr
식품업계 전전긍긍 “중국 수출 늘어나 좋아했는데…” 국내 분유·이유식 제품에서는 멜라민이 나오지 않았지만, 원료로 쓴 뉴질랜드산 우유 단백질 ‘락토페린’에서 멜라민이 나와 어린아이를 둔 부모들의 충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분유·이유식 업계는 “안전상의 문제는 없지만 국내 판매와 수출에 악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전전긍긍하고 있다. ■ 락토페린 왜 나왔나 식품의약품안전청은 1일 뉴질랜드 낙농업체 ‘타투아협동조합’이 생산한 락토페린을 들여와 쓴 국내 업체는 우유 업체 한 곳과 분유·이유식 업체 세 곳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면역을 강화해주는 락토페린을 첨가물로 썼다. 식약청은 남양유업이 수입한 390㎏은 190㎏이 부적합 판정을 받아 전량을 압류했고, 파스퇴르유업이 수입한 235㎏은 170㎏이 부적합 판정을 받아 쓰고 남은 35㎏을 압류했다. 식약청 위해관리과 관계자는 “락토페린은 유통기한이 3년이나 되고 분유나 이유식 업체에서도 워낙 극미량만 쓴다”며 “락토페린에서 검출된 멜라민도 극소량에 불과해 현재로서는 완제품에서 검출이 되기 어렵다고 본다”고 밝혔다. 뉴질랜드산 락토페린에서 멜라민이 나오게 된 이유에 대해서는 다양한 추측이 나오고 있다. 다만 검출된 양이 적어서 단백질 양을 늘리려고 멜라민을 의도적으로 섞었을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름을 밝히기를 꺼리는 한 낙농학자는 “젖소 등 반추동물의 사료첨가제로 쓰이는 시아누릭산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멜라민이 생길 수 있다는 세계보건기구의 자료가 있다”며 “대부분은 젖소 몸 밖으로 배출되겠지만 극미량이 남을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분유 업계는 목장에서 멜라민 수지로 된 용기 등에 원유를 담았다가 멜라민이 녹아나왔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식약청은 “뉴질랜드 식품안전 당국은 ‘비의도적 혼입’으로 보고 있다”며 “뉴질랜드는 기존엔 존재하지 않았던 멜라민의 허용 기준치를 마련해 위해성이 없는 경우 극미량은 허용하려는 움직임도 보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 소비자·분유 업계 “불안” 식약청은 “분유와 이유식 완제품에서 멜라민이 검출되지 않아 위해성은 없다”면서도,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문제가 된 락토페린을 사용해 분유와 이유식을 생산하고 있는 한 분유업체 관계자는 “요즘 중국산 멜라민 분유 파동으로 (국내 제품의) 중국 수출이 대폭 늘어났는데, 이번 사건으로 소비자들에게 외면받을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다른 분유업체 관계자도 “분유와 이유식 완제품에서는 멜라민이 나오지 않았고 안전상의 문제는 없다고 보지만, 소비자들이 크게 동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내다봤다. 식약청 홈페이지에 글을 올린 송아무개씨는 “분유를 먹이는데 뉴질랜드 수입이라 마음이 놓이질 않는다”며 “아기가 먹는 분유이니 제발 정확하게 검사해달라”고 불안감을 드러냈다. 한편 국내 모든 분유 제품을 수거해 멜라민 검사를 진행 중인 농림수산식품부는 조만간 검사 결과가 나오는 대로 결과를 발표해 소비자들의 불안감을 덜 방침이다. 정세라 윤영미 기자 sera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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