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규욱 서울 관악경찰서장이 호남 비하성 발언 등으로 내부 감찰을 받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17일 서울지방경찰청과 관악서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하면, 황 서장은 지난 8월 중순 ‘보안지도위원회’ 소속 민간 위원 및 경찰 간부들과 함께한 술자리에서, 일선 과장들을 지목하며 ‘전라도 ×× 다 짤라버려야 해’, ‘나 이번에 총경 승진 한 놈만 시킬 거야’ 등의 폭언을 했고, 이에 당시 자리에 있던 민간 위원들의 항의를 받았다. 당시 술자리에 참석한 한 민간 위원은 “참석한 사람들이 술이 거나하게 취했는데 서장이 욕설을 섞어 심한 말을 하는 걸 여럿이 들었다”며 “당시 한 위원이 ‘지금 과장들도 나중에 서장님처럼 될 사람들 아니냐. 전라도 ×× 가 뭐냐’고 항의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전·현직 경찰관들이 회원으로 가입하는 ‘무궁화 클럽’ 게시판에는 지난 16일 황 서장의 부적절한 언행을 지적하는 경찰 내부 항의글이 올라오기도 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강기정 민주당 의원은 지난 13일 행안위 국정감사에서 황 서장의 ‘지역 비하성 발언’ 등에 대해 서면질의를 했고, 서울지방경찰청은 지난 14일부터 내부 감찰에 나서 사실관계를 조사 중이다. 서울청 관계자는 “복수의 민간 위원들로부터 진술을 들었으며, 구체적인 사실관계를 파악 중”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황 서장의 ‘지역 비하 발언’ 외에 △간부 직원에 대한 보복성 인사 △직원 건강검진 병원 임의 교체 등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도 감찰을 벌이고 있다.
이에 대해 황 서장은 “술자리를 가진 것은 사실이나, 당시 술이 많이 취해 그런 말을 한 기억이 나지 않는다”며 “평소 그런 생각을 한 적이 없으니 그런 말을 했을 리 없다”고 해명했다. 그는 또 “지역 문제로 나를 음해하려는 게 아닌지 의심스럽다”고 덧붙였다. 황 서장은 2005년 경찰대 학생과장 재직 당시 현충일날 골프를 친 사실이 드러나 징계를 받자 행정소송을 냈다가 패소한 바 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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