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층은 온라인서 무료로
요즘 가계부를 찾는 이들이 부쩍 늘고 있다. 경기 침체로 씀씀이를 줄일 필요가 커진데다, 예전에 쉽게 얻을 수 있었던 ‘공짜 가계부’를 구하기도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영풍문고는 1일 “아직 12월 초라 집계하긴 이르지만 지난해보다 (가계부를) 찾는 이들이 많이 늘었다”고 밝혔다. 이 서점 관계자는 “가계부를 주는 (여성)잡지가 지난해 이맘때엔 하루 60~70부 정도가 팔렸는데, 지난 30일 하루 만에 100부가 넘게 팔렸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 늘 것으로 보고 12월 첫째 주에 700여부를 입고해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교보문고 또한 가계부를 찾는 문의가 잇따라 다음주 중으로 판매대를 설치할 예정이다.
가계부를 사러 외출했다는 주부 강아무개(50)씨는 “예전에는 은행·보험사 등에서 고객관리 차원에서 공짜 가계부를 줬는데, 요즘엔 그런 게 없어 잡지를 사러 왔다”고 말했다. “한동안 가계부를 쓰지 않다가 이번에 새로 샀다”는 전민경(28)씨는 “조금 귀찮지만 생활비를 절약하는 데 가계부만 한 것이 없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직장인과 대학생들에게는 온라인 가계부도 인기다. 올가을부터 가계부를 쓰기 시작했다는 손병희(29)씨는 “최근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주변에 남성들도 온라인 가계부를 쓰는 사람이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종이 가계부에 비해 무료인데다 계산이 편하고 컴퓨터를 많이 쓰는 남성들의 성향과도 맞다”며 온라인 가계부를 예찬했다.
불경기로 인해 ‘캐시북’(금전출납 기록이 가능한 다이어리)을 찾는 이들도 많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한다. 문구업계의 한 관계자는 “인기 있던 화려한 고급 ‘디자인 다이어리’류에 비해 올해는 캐시북이 판매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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