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부터 초기화면에 14곳만 노출
온라인신문협 ‘불참’ 통보
온라인신문협 ‘불참’ 통보
포털 네이버의 뉴스 서비스 개편안을 놓고, 네이버를 운영하는 엔에치엔(NHN) 쪽과 언론사들 간의 힘겨루기가 팽팽하다.
네이버는 내년 1월1일부터 초기화면의 뉴스 자체 편집을 포기하고, 언론사들이 직접 편집한 화면을 제공하는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12개 일간지의 인터넷신문사로 구성된 온라인신문협회(온신협)는 지난 2일 “언론사 줄세우기”라고 네이버 뉴스캐스트를 비판하며 불참을 통보했다.
뉴스캐스트는 네이버 이용자들이 43개 언론사 가운데 보고 싶은 매체를 선택하면 초기화면에 노출되도록 하고, 이를 누르면 해당 언론사의 홈페이지로 이동해 보여주는 서비스다. 특정 매체를 선택하지 않은 이용자에게는 네이버에서 선택한 14개 언론사가 편집한 뉴스박스가 차례로 돌아가면서 초기화면에 나온다.
이에 대해 온신협 쪽은 “14개 언론사로 한정하는 것은 줄세우기”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온신협 관계자는 “뉴스캐스트가 시행되면 언론사 간에 조회 수를 높이기 위해 선정적이고 자극적인 기사를 올리려는 경쟁이 일 것”이라며 뉴스캐스트 불참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네이버 쪽은 기술적 이유 때문에 14개사로 한정할 수밖에 없다고 맞서고 있다. 더욱이 14개 언론사는 네이버가 고르는 것이 아니라, 이용자들의 자발적인 선택의 결과임을 강조한다. 최휘영 엔에이치엔 대표는 “지난 2년간 뉴스박스에서 매체를 선택하게 한 결과, 수백만명이 자신들의 선호 언론사를 선택했는데 어느 한쪽으로 치우치지 않고 상당히 합리적인 결과가 나타났다”며 “이용자의 선택을 믿을 만하다”라고 말했다. 네이버의 한 임원은 “그동안 언론사들은 포털이 자사 뉴스 콘텐츠에 광고를 붙여 돈도 벌고 의제 설정까지 한다고 비판해오지 않았느냐”며 언론사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꼬집었다.
네이버는 기사 안 광고를 놓고 신문협회와도 갈등을 겪고 있다. 신문협회 회원사들은 지난 1일부터 주요 포털에 보내는 기사에 광고를 삽입해 전송하고 있으나, 네이버는 필터링을 통해 걸러내고 기사만 내보내고 있다. 신문협회는 필요하다면 계약 변경 등을 통해 포털에 보내는 기사에도 광고를 싣겠다는 방침이고 포털 쪽은 ‘계약 위반’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네이버는 그동안 100개 매체로부터 하루평균 1만여개의 기사를 제공받아 그중 하루에 200여개를 초기화면 뉴스박스에 내보내왔다. 뉴스를 고르는 과정에서 네이버는 ‘편향성’ 시비에 휘말려 뉴스캐스트 서비스를 내놓은 것이다. 네이버는 이런 편향성 시비를 낳는 뉴스 편집에서 손을 떼고 정보 플랫폼 업체로 가겠다는 방침이지만, 편향성 논란은 ‘개별뉴스 편집’에서 ‘매체 선택’이라는 지점으로 옮겨진 셈이다. 구본권 기자 starry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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