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황으로 서민들의 연탄 수요가 크게 늘면서, 정부가 처음으로 이달부터 북한산 무연탄을 수입하고 있다.
대한석탄공사는 지난 5일 민수용 무연탄 1만t을 북한에서 들여왔다. 석탄공사 관계자는 21일 “그동안 비축탄을 방출하며 공급을 맞춰왔는데, 불경기까지 겹치면서 연탄 소비량이 크게 늘고 있어 연탄 가격 안정화 차원에서 북한산 무연탄을 들여오고 있다”며 “바닷길을 통해 들여오는데 인도네시아 등지의 수입처보다 운송 경비가 낮아 경제적”이라고 말했다. 정부 차원에서 가정용 연탄의 원료인 민수용 무연탄을 수입한 것은 1989년 ‘석탄산업 합리화 정책’을 시행한 지 20년 만이며, 북한산 수입도 처음 있는 일이다. 석탄공사는 연말까지 4만t을 더 들여오고, 공급이 달리면 10만t까지 수입량을 늘릴 계획이다. 올해 연탄 소비량은 지난해보다 11.8% 늘어나는 반면, 국내 무연탄 생산량은 3.5% 줄어들 전망이다.
올해 정부가 지정 고시한 연탄 1장당 소비자가격(평지 배달 기준)은 403원으로 지난해의 337원에 견주어 껑충 뛰었다. 89년 이후 세 차례 인상 가운데 올해 인상 폭이 가장 컸다. 저소득층에 연탄을 지원하는 ‘연탄은행’ 관계자는 “지난해엔 장당 소매가가 380원 정도였는데 최근에는 450원은 줘야 살 수 있다”며 “산동네의 경우 추가 배달료가 붙으면 소비자가격은 최대 500원을 호가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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