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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25년차 고시생의 쓸쓸한 마지막

등록 2009-01-09 20:03

40대 숨진지 열흘만에 발견
25년 동안 사법시험를 준비해온 40대 고시생이 고시원 방에서 숨진 지 열흘 남짓 지나 발견됐다.

서울 관악경찰서는 8일 낮 1시55분께 서울 신림동 ㄷ고시원에 사는 유아무개(45)씨가 2층 자신의 방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고 밝혔다. 숨진 유씨를 발견한 고시원 주인 김아무개(75)씨는 “이상한 냄새가 난다고 고시원 거주자들이 항의해 방을 일일이 노크하며 확인하던 중, 대답이 없어 문을 열고 들어가 보니 유씨가 방바닥에 엎드린 채 숨져 있었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서가 없고 타살 흔적이 없는 점으로 미루어 지병 탓에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유씨는 평소 위장이 안 좋아 고생했고 고혈압도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방에선 소화제와 감기약, 혈압관리수첩 등이 함께 발견됐다. 트레이닝복을 입은 유씨는 깔끔하게 정돈된 이부자리 위에 책상 방향으로 머리를 향해 엎드린 채 있었으며, 책상에는 법학 관련 서적이 공부하던 상태 그대로 펼쳐져 있었다.

서울 지역의 상위권 대학교 법학과를 나온 유씨는 1학년 때부터 사법시험 준비를 시작해 25년 동안 공부했으나 계속 2차 시험에서 낙방해 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1년 전부터는 마음을 바꿔 법무사 시험을 준비 중이었다. 지난달 중순 마지막으로 유씨와 통화했다는 형(49)은 “동생이 법무사 공부가 힘들다며 불안해했다”며 눈시울을 적셨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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