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안전공단 “유가족 등이 지적한 문제점 반영” 밝혀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하 산업안전보건연구원은 지난달 발표한 ‘반도체산업 노동자 건강실태 집단 역학조사 결과’와 관련해 유가족 등의 지적을 받아들여 역학조사 결과를 보완하기로 했다.
강성규 산업안전보건연구원장은 19일 <한겨레>와의 통화에서 “집단 역학조사 보고서 작성 때 유가족 등이 지적한 문제점들을 충분히 반영하도록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백혈병으로 산업재해를 신청한 삼성반도체 노동자 5명의 개별 역학조사 과정에도, 유가족이 추천한 전문가 2명을 역학조사 평가위원으로 추가하는 등 유가족 의견을 반영하기로 했다. 개별 역학조사에서 반도체 노동자들의 잇따른 백혈병 발병이 직무와 관련됐는지 여부가 밝혀질지 주목된다.
연구원은 지난달 반도체산업 역학조사 결과 발표에서 “반도체 산업에 종사하는 여성 노동자들의 비호지킨 림프종 발병률이 일반인보다 최대 5배까지 높다”는 결론을 내리고, 삼성반도체 등에서 집단 발병한 백혈병의 발병률은 ‘일반인과 큰 차이가 없었다’고 밝힌 바 있다.(<한겨레> 2008년 12월30일치 9면) 일부 언론은 ‘백혈병은 직무 관련성이 없다’고 전했으나, 공단은 ‘통계학적으로 유의미한 결과가 나오지 않은 것이지, 직무 관련성이 낮거나 없다는 것은 아니다’라는 설명자료를 최근 배포했다.
유가족·시민단체가 모인 ‘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반올림)는 공단의 역학조사가 △반도체 산업 노동자들과 일반 인구집단을 단순 비교한 조사 방법이 잘못됐고 △림프종 발병의 직무 관련성을 밝혔으면서도, 같은 계통 암인 백혈병이 직무와 관련됐을 가능성을 축소했다는 점을 문제점으로 꼽았다. 이들은 “특정 반도체 생산라인에서 백혈병 발병이 잦다면 이들을 ‘고위험 집단’으로 따로 분류해 분석해야 했다”며 “림프종과 백혈병은 동일한 발암물질에 의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는데 이를 명확히 밝히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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