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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유품도 소탈한 그를 닮았다

등록 2009-02-18 21:00수정 2009-02-19 00:54

18일 오후 김수환 추기경의 유품이 전시된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 박물관에서 변종찬 가톨릭대 교학부처장이 취재진에게 유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 작은 사진은 김 추기경의 낡은 안경과 다리가 부러진 안경.  사진공동취재단
18일 오후 김수환 추기경의 유품이 전시된 서울 종로구 혜화동 가톨릭대 성신교정 박물관에서 변종찬 가톨릭대 교학부처장이 취재진에게 유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오른쪽 아래 작은 사진은 김 추기경의 낡은 안경과 다리가 부러진 안경. 사진공동취재단
김 추기경 유품 공개
닳아서 해진 사제복·손때 묻은 제구들…
커다란 반무테 안경다리는 부러졌고, 보랏빛 수단(사제 평상복)은 군데군데 해져 있었다.

18일 서울 가톨릭대학교 성신교정 박물관에서 공개된 김수환 추기경의 유품 50점에는, 검소하고 깨끗했던 고인의 생전 삶이 고스란히 담겨 있었다. 신자들의 임종을 지킬 때 지니고 다닌 휴대용 제구에서는 고인의 손때가 그대로 묻어 있었다.

성작과 성반 등 제구들을 담은 작은 상자에는 ‘스테판 김’이라고 적힌 이름표가 붙어 있었다. 추기경은 이 제구를 들고 도움이 필요한 이들을 찾아다니며 기도했다고 한다. 1968년 교황 바오로 6세로부터 받은 서울대교구장 임명장의 글씨는 여전히 선명했다. 1966년 주교 서품 이후 고인의 상징이 된 ‘붉은 망토’도 걸려 있었다. 사제 서품을 받던 날 어머니와 함께 찍은 흑백사진 속에서 고인은 풋풋한 청년으로 남아 있었다.

1998년 서울대교구장에서 물러날 때 신자들이 남긴 글에서는 김 추기경의 평소 따뜻함이 드러난다. 한 어린이는 깨알 같은 글씨로 “추기경님 이제 못 보니 속상하다”고 썼고, 한 신자는 “너무 바쁘게 활동하시다 보니 유난히 코를 고셨다”고 회고했다. 초상화와 흉상 등 그를 기리는 작품들도 전시돼 있는데, 고인이 가장 좋아했던 것은 어린이가 그린 얼굴 그림이었다. 변종찬 가톨릭대 성신교정 교학부처장은 “유품이라고 하기엔 남기시고 간 게 너무 없다”며 “생전에 고인의 검소한 생활과 소탈한 성격이 그대로 나타난다”고 말했다.

장례위원회는 “현재 고인의 통장 잔액은 1천만원에 못 미치고, 예전 묵주 등 선물비를 지급하고 나면 그나마도 부족할 것”이라고 밝혔다. 송경화 기자 freehw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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