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이 기초생활수급자인 70대 할머니를 때려 숨지게 한 뒤 주검을 산에 버린 사건이 일어났다.
충남 천안 동남경찰서는 26일 70대 할머니를 살해한 혐의(살인)로 공무원 ㅎ아무개(51)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ㅎ씨는 지난달 7일 저녁 7시50분께 충북 진천군 백곡면 갈월리 뒷산에서 국민기초생활수급자인 ㄱ아무개(71)씨를 둔기로 때려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ㅎ씨는 경찰에서 “ㄱ씨가 사무실 등으로 찾아와 ‘생활이 어렵다’며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해 지난해 11월 등 두 차례에 걸쳐 100여만원을 빌려 줬는데도 갚기는커녕 계속 쫓아다니며 돈을 꿔달라고 괴롭혀 범행을 저질렀다”고 진술했다. ㅎ씨는 지난해 10월께 천안 ㅂ복지회관에서 열린 기초생활수급자 대상 행사에 갔다가 우연히 ㄱ씨와 알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조사 결과, ㅎ씨는 범행 뒤 산길에서 떨어진 숲속에 ㄱ씨를 버린 것으로 드러났으며, 지난 15일 한 등산객이 주검을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현장 주변 도로에 설치된 폐쇄회로를 분석해 차량 소유자들을 파악한 뒤 이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조사해 ㅎ씨를 붙잡았다.
천안/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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