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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이사람] 추기경은 좌우 떠나 ‘사람’ 편이었다

등록 2009-02-27 18:17수정 2009-02-27 20:07

문학평론가 구중서 수원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구중서 수원대 명예교수
김수환 추기경 평전 낸 구중서 교수
지난 16일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의 생애를 한 권의 책에 담은 평전 <사랑하고 또 사랑하고 용서하세요>(책만드는집 펴냄)가 나왔다. 지은이는 문학평론가 구중서(사진) 수원대 명예교수다. 구 교수는 1971년 가톨릭 잡지 <창조>의 편집주간을 맡으면서 발행인이었던 김 추기경과 만나 40년 가까운 인연을 맺어 왔다.

39년 인연…생애·생각 충실히 전달
“앞으로 더욱 보완해서 제대로 완성”

“추기경이 돌아가신 뒤 추운 날씨에도 40만 명이 넘는 이들이 3킬로미터 넘게 행렬을 이루어 조문에 참여하는 모습은 매우 감동적이었습니다. 온유하면서도 일관되게 정의를 지켜 나가며, 가난하고 억눌린 이들을 챙겼던 추기경을 민심이 그만큼 그리워한다는 뜻이겠죠. 이 책이 그런 민심의 그리움을 조금이나마 달랠 수 있다면 좋겠어요.”

구 교수가 추기경 평전을 준비하기 시작한 것은 추기경이 병원에 입원해 있던 지난해 10월부터였다.

“추기경께서 건강하게 퇴원하시기 어렵겠다고 판단되면서부터 책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추기경에 대해 사람들이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그 가운데는 피상적인 이해도 많은 것 같아요. 39년 동안 가까이에서 지켜본 처지에 일종의 의무감을 가지고 추기경의 생애와 생각을 올바로 전달하고자 애썼습니다.”

책은 아직 전쟁이 계속되고 있던 51년 김수환 스테파노가 안동성당의 주임신부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독일 뮌스터대학 유학을 거쳐 66년 주교 서품과 69년 최연소 추기경 서임, 그리고 민주화운동에 적극 가담한 70, 80년대와 90년대 이후 선종 직전까지를 성큼성큼 짚어 나가며 서술한다.


특히 71년 성탄절 자정미사 강론에서 박정희의 영구 집권에 대해 우려를 표명한 일이라든가, 87년 6·10 항쟁 당시 명동성당에서 농성하던 학생들의 방패 역할을 자임했던 일 등은 추기경의 사회 참여를 대표하는 사건들이었다. 그러나 90년대와 2000년대의 이른바 ‘민주화 이후’ 시대에 들어 추기경의 언행이 보수화했다고 보는 이들도 있다.

“추기경에 대해서 좌니 우니, 진보니 보수니 규정하는 말들이 있습니다만, 그분은 그 어느 쪽도 아니었습니다. 다만 진리와 인간의 편이었다고 할 수 있어요. 70, 80년대 추기경의 사회 참여는 ‘교회는 세상에 속하지는 않지만 세상을 위해 있는 것이지 세상이 교회를 위해 있는 것이 아니다’라는 제2차 바티칸공의회의 정신에 따른 것입니다. 민주화 세력이 집권한 뒤에도 부패와 혼란이 끊이지 않는 모습을 보고 추기경은 많이 실망하셨습니다.”

“추기경이 남긴 정신의 핵심은 한마디로 ‘인간 우선’”이라고 말한 구 교수는 “돌아가시자마자 책을 내게 돼서 송구스럽지만, 앞으로 시간을 두고 더욱 보완하고 확대해서 제대로 된 평전으로 완성시켜 나가고 싶다”고 밝혔다.

글 최재봉 문학전문기자 bong@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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