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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불황속 ‘알뜰 스터디’ 열풍

등록 2009-03-07 10:44

[비싼 돈내고 아직도 학원가니?]
취업·학업대비는 기본 취미·여가 생활도 ‘품앗이’
명문 스터디는 경쟁 치열 돈·시간 절약 ‘일석이조’
대학생 강아무개(24)씨는 요즘 수업보다 스터디 때문에 더 바쁘다. 졸업반인 강씨는 매주 월요일과 수요일 저녁 자기소개서 쓰기와 모의면접 연습을 하는 취업 스터디를 한다. 지난겨울부터 주말에는 영어회화 스터디 모임에 나가고 있는데, 최근 개강을 한 뒤에 수업 관련 팀 프로젝트 스터디가 하나 더 추가됐다. 강씨는 “주변 사람들과 스터디를 하면 비싼 학원비와 시간을 크게 절약할 수 있다”며 “요즘 대학생들 사이에 스터디 모임 2~3개는 기본”이라고 말했다.

불황 속 취업난이 심해지면서 대학가 ‘스터디 모임’ 열풍이 거세다. 대학생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게시판에는 ‘토익 모의고사를 바꿔 풀어보자’거나 ‘일어-영어를 교환 강습하자’는 등의 스터디 모집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취업 준비생 사이에선 ‘명문 스터디’ 입학 경쟁이 치열하다. 구성원들끼리 지식과 정보를 품앗이하는 방식이어서, 합격생을 많이 배출한 전통과 경험을 선호하기 때문이다. 최아무개(23)씨는 언론사 입사 대비 스터디 모임에 ‘원서’를 냈다 세 차례나 떨어졌다. 그는 “스터디도 면접 합격 경험이 많거나 졸업생 위주로 뽑다 보니 재학생들은 아예 들어가기도 어렵다”며 “‘스펙’이 없으면 스터디할 자격도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웬만한 학원 뺨치는 규모의 인터넷 스터디 동호회도 등장했다. 2005년 말 ‘외국인 친구와의 실전회화 스터디’란 구호를 내걸고 시작된 한 스터디 동호회는 현재 서울 강남·신촌 등 도심 4곳에 회원들을 위한 대형 스터디 공간을 갖고 있다. 회비가 2개월에 18만원 정도로 일반 학원보다 낮고 소규모여서 인기가 높다.

공부·취업 대비뿐 아니라 취미와 여가 생활 등 자신의 일상을 스터디 모임으로 꾸려가는 양상도 나타난다. ‘독서토론 스터디’를 한다는 박은화(26)씨는 “수행평가나 팀 프로젝트 등에 익숙하다 보니 취미 생활도 스터디 형태로 꾸리는 것이 어색하지 않다”고 말했다. 정아무개(27)씨는 임용고시를 준비하는 동안 친구들과 이른바 ‘밥터디’(서로 다른 공부를 하면서 밥만 같이 먹는 스터디)를 하며 공공 도서관에 상주했다. 그는 “취업난이 심한데 서로 불안감도 덜고 마음을 다잡는 데 스터디가 큰 도움이 된다”며 “관심사가 비슷한 사람끼리 모이다 보면 정보 공유는 물론 인맥 만들기에도 좋다”고 말했다.

조금이라도 값싼 스터디 장소를 찾기 위한 전쟁도 치열하다. ‘스터디족’이 자주 찾는 패스트푸드 체인점이나 커피숍 등에는 ‘스터디족 경계령’이 발동될 정도다. 강남의 한 대형 커피숍은 매장 2층 입구에 ‘근래에 들어 스터디 모임이 부쩍 늘어 점심시간 고객들의 항의로 부득이하게 양해 말씀 드린다’는 안내판을 세웠다. 인근의 또다른 대형 제과점 관계자는 “음식을 주문하지 않고 오랫동안 자리를 차지하는 경우가 많아 스터디족 출입 제한을 한 뒤 매출이 10~15%까지 올랐다”고 말했다. 대학가 일대의 사설 스터디 공간은 1인당 두 시간에 3천~4천원의 요금을 내야 하지만 주말과 저녁 시간대는 빈자리를 찾기 어렵다. 취업 준비생 정아무개(29)씨는 “저렴한 장소를 찾지 못할 때 가끔 이용하는데, 시간마다 매기는 요금이 많이 부담스러워 토론을 하다가도 중간에 끊고 나올 때도 있다”고 말했다.

정유경 송채경화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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