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인사들 잇단 지지 선언
국립오페라단 규정에 없는 비상임단체라는 이유로 지난 2월 ‘해체’ 통보를 받은 국립오페라합창단에 대해 “합창단을 해체해선 안 된다”는 목소리가 나라 안팎에서 이어지고 있다. ‘상임단원으로 전환해 준다’는 오페라단의 구두 약속을 믿고 7년 동안 70만여원의 월급을 받으며 ‘견습’으로 일해 왔던 30여명의 단원들은 23일 문화체육관광부와 국회 앞에서 36일째 1인 시위를 벌였다.
클로드 미셸 프랑스 노동조합총연맹 공연예술분과위원장은 최근 성명을 내어 “한국의 문화부가 오페라합창단의 활동 재개와 부양에 힘을 기울여 주길 청원한다”며 “단원 복직뿐 아니라, 합당한 보수 및 정규직 계약을 보장하는 사회적 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2006년 칸 영화제에서 배우 최민식씨와 함께 스크린쿼터 반대 시위를 하는 등 폭넓은 문화예술 활동을 펼쳐 온 인사다.
프랑스에 있는 우리나라 유학생들이 예술단체를 찾아다니며 지지를 끌어내는 활동도 활발하다. 합창단 쪽은 “유학생들이 프랑스의 유명 합창단인 ‘바스티유’ 합창단원 60여명으로부터 합창단을 지지하는 서명을 받았고, 지휘자 정명훈씨가 지휘하는 ‘라디오프랑스 오케스트라’ 단원들로부터도 지지 서명을 받고 있다”고 밝혔다. 미셸 위원장과 프랑수아 소바죠 바스티유 합창단 노조위원장이 유학생을 만나 지지의 뜻을 밝힌 동영상도 인터넷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퍼져나가고 있다.
지난 11일에는 오페라 <나비부인> 공연을 하러 우리나라에 온 이탈리아 ‘트리에스테 베르디 극장’ 소속 성악가와 스태프들이 합창단 집회를 찾기도 했다. 유인촌 문화부 장관이 “외국에는 이런 오페라합창단이라는 것 자체가 없다”고 한 발언에 대해, 이들은 “오페라합창단은 유럽에서 일반적으로 존재하며, 이탈리아에만 13개가 있다”고 반박했다.
합창단은 오는 25일 1만여명의 지지 서명을 담은 ‘1만인 선언’을 발표할 계획이다.
최원형 기자 circl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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