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문규(당시 18살)씨
‘민간인에 살해’ 조작 밝혀져
5·18 민중항쟁 때 시위에 참여했다 숨진 전남대생 박문규(당시 18살·사진)씨가 6일 29년 만에 국가 유공자로 인정받아 국립 5·18묘지에 안장됐다.
1980년 전남대 농대 1학년이던 박씨는 5·18 직후 계엄군이 시위를 강경 진압하자 광주에서 고향인 전남 영암군 도포면 성산리로 내려갔다. 이어 5월23일 친구 4명과 함께 신북지서 무기고를 털려고 집을 나섰다가 신북지서 인근 국도변 저수지에서 머리에 피를 흘린 채 주검으로 발견됐다. 수사 당국은 당시 박씨를 계엄군이 아닌 민간인이 살해한 것으로 결론짓고, 시위 과정에서 우연히 만났던 고향 선배 이정근(64)씨를 범인으로 지목했다. 이씨는 5월27일 해남 옥천지서 무기고를 턴 혐의로 붙잡힌 상태였고, 20여일 모진 가혹행위를 당한 뒤 박씨를 때려 숨지게 했다고 허위로 자백했다. 이씨는 결국 11개월 동안 옥살이를 했다.
이 때문에 친구 4명은 5·18 유공자가 됐지만 박씨는 번번히 관련여부 심사에서 누락됐다. 박씨의 명예회복은 살인범으로 몰렸던 이씨가 지난해 6월 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위에 억울함을 호소하면서 이뤄졌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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