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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AI 살처분’ 지역 상수도 공사 부실

등록 2009-04-15 21:17

전북 익산시 여산면 718번 상수도관 매설 구간의 도로가 일부 부서져 내려앉아 있다. 부서진 도로의 단면을 살펴보면 아스콘이 1㎝에 불과한 곳도 있었다.  
 익산/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전북 익산시 여산면 718번 상수도관 매설 구간의 도로가 일부 부서져 내려앉아 있다. 부서진 도로의 단면을 살펴보면 아스콘이 1㎝에 불과한 곳도 있었다. 익산/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공사구간 내려앉거나 패여
익산시는 날림 알고도 돈줘
마을주민 식수원 오염 우려
지난해 전북 익산시가 조류인플루엔자로 폐사한 닭와 오리를 묻은 뒤, 수질 오염을 막기 위해 한 상수도 공사가 날림으로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익산시는 부실 공사 정황을 알고서도 공사대금을 시공업체들에 지급해 논란이 일고 있다.

국민권익위원회는 익산시 일대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지역에서 시행된 상수도 공사에 대한 현장 조사를 벌여 부실 공사가 이루어진 사실을 확인하고 경찰청에 사건을 넘겼다고 15일 밝혔다.

국민권익위의 조사 내용을 보면, 익산시는 지난해 7~12월 폐사한 조류를 묻었던 황등면, 여산면 등에 103억원(국비 지원 93억8200만원)을 들여 모두 123.5㎞의 상수도관을 까는 공사를 벌였으나, 날림 공사 탓에 완공 3~4개월 만에 도로 곳곳이 주저앉아 민원이 끊이지 않았다.

이 지역에선 2006년과 2008년 두 차례에 걸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퍼져, 2008년에만 93만여마리의 조류를 농장 주변 27군데에 파묻었다. 이에 익산시는 조류 매립으로 생긴 침출수가 지하수를 오염시킬 것을 우려해 매설 지역 반경 3㎞구간에 긴급 상수도 공사를 벌였다. 주민들이 지하수 대신 수돗물을 마실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한겨레>의 현장 취재 결과, 상수도관 매설 구간의 도로가 3㎝이상 내려앉거나 움푹 패였고, 조각조각 부서져 있는 모습이 곳곳에서 눈에 띄었다. 이런 현상은 업체들이 시공 기준을 제대로 지키지 않았기 때문으로 보인다. 상수도관은 지표면에서 약 50㎝ 깊이에 묻어야 하며, 모래와 자갈을 깐 뒤 시멘트와 아스콘(도로 포장재)을 각각 20㎝, 5㎝ 두께로 마무리해야 한다. 그러나 부서진 도로의 단면을 살펴보면 아스콘이 1㎝에 불과한 곳도 있었다. 이에 따라 상수도관 설치 과정에서 자재 등을 빼돌렸다는 의혹마저 제기되고 있다.

주민들은 무엇보다 부실 공사로 상수도관이 파손돼 수돗물이 지하수에 오염될 가능성을 걱정하고 있다. 지역주민 김아무개씨는 “규정대로 시멘트를 충분히 쓰지 않고 흙으로만 주변을 채워넣는 바람에 도로가 아예 무너져내려 항의를 받고 재공사를 한 곳도 있었다”며 “상수도관이 파손되기라도 하면 폐사 조류 침출수가 섞인 물을 주민들이 마셔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그러나 익산시는 이런 부실 공사 정황을 파악하고도 공사대금을 57개 시공업체에게 지급했다. 주민들은 지난해 12월 “도로 파손으로 차량 타이어가 손상되는 등 불편이 많아 민원이 끊이지 않았는데, 부실공사를 용인하고 준공 승인을 내주려 한다”고 항의하며 재공사를 요구하는 서명운동을 벌이기도 했다.

이에 대해 익산시 관계자는 “포장된 도로를 다 뜯어볼 수도 없는 노릇이라 전수 검사를 하기 어려웠고, 부분 검사 지역에는 문제가 발견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익산/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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