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미야 카린(34)
한-일 비정규직 연대 모색하는 아마미야 카린
“만국의 ‘프레카리아트’여 공모하라!”
이런 도발적 구호를 외치며 일본의 급증하는 20~30대 청년실업과 빈곤화에 온몸으로 맞서는 여성이 있으니, 그 이름 아마미야 카린(34·사진)이다.
아르바이트 해고 뒤 ‘자살’ 시도 경험
일 청년빈곤층 1천만…“사회 바꿔야” 일본의 빈곤형 20~30대 비정규직 당사자 운동의 대표주자인 그가 노동절을 앞두고 한국의 활동가들과 연대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 마침 한국과 일본의 비정규직 당사자 운동의 연대를 모색하는 책 <성난 서울-미래를 잃은 젊은 세대에게 건네는 스무 살의 사회학>(우석훈 공저·꾸리에 펴냄)도 국내 출간됐다. 28일 한겨레신문사를 찾은 그는 “1990년대 이후 계속된 비정규직 늘리기 정책으로 경제강국이라는 일본에 생존을 위한 식생활도 어려운 연봉 200만엔 이하가 천만명을 넘는다”며 “한국의 젊은층이 88만원 세대라면, 이탈리아는 1000유로 세대, 그리스는 600유로세대 등 젊은층의 빈곤화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마미야는 <생지옥 천국>(2000), <자살의 코스트>(2002), <살게 하라! 난민화하는 젊은이들>(2007) 등의 책을 펴내며 실업과 빈곤에 시달리는 일본 20~30대의 인기 작가이자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정작 그는 자신을 비정규직 운동가라기보다는 ‘불안정한 프롤레타리아트’를 뜻하는‘프레카리아트’ 활동가라고 규정했다. 프레카리아트는 아르바이트, 파트타임 근무자, 비자발적 무직자, 소수자, 저임금 정규직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프레카리아트 운동의 중심은 비정규직이지만, 단지 비정규직 운동이라고 하면 정규직과 대립이 생겨날 수 있는데다, 정규직이라도 훨씬 열악한 상황에 놓인 이들도 많기 때문”이란다. 오늘날 일본의 20~30대는 ‘잃어버린 세대’로 불린다. 이른바 취업 빙하기 시대인 1991년 이후 대학·고교를 마치고 아르바이트, 파견 사원 등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세대다. 그는 “2000년대 들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집단자살하거나 돈이 없어 굶어 죽은 사건도 났다”며 “그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생존을 위해 노조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일본에서 2006년부터 전국에서 다양한 프레카리아트 노조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잃어버린 세대는 곧 아마미야 자신이다. 19살부터 24살까지 비정규직으로 일했으며, 아르바이트 일터에서 며칠 만에 해고되는 일이 되풀이되자 절망 끝에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극우파에서 좌파로 변신한 이력도 흥미롭다. 그는 “20대 때 취업이 안 되자 극우단체에 가입해 펑크록밴드 보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빈곤에 처한 젊은 청년들이 자기 책임으로 돌리거나 반대로 어떻게든 경쟁에서 이겨서 자신만은 벗어나려 하지만 그보다는 조직을 만들고 사회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의 상황과 관련해선 “수치적으론 확실히 한국이 (일본보다) 더 심한 격차사회인 것같다. 그렇지만 지난해 촛불집회와 같이 말해야 할 것을 말하는 힘이 한국에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희망청’(청년실업네트워킹센터) 활동가들과 만나고 29일 용산참사 관련 ‘촛불미디어센터’행사에 참석한 그는 2일 일본으로 돌아간다. 도쿄에서 열리는 ‘자유·생존의 메이데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 행사에는 한국 활동가들도 함께 한다고 한다. 글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일 청년빈곤층 1천만…“사회 바꿔야” 일본의 빈곤형 20~30대 비정규직 당사자 운동의 대표주자인 그가 노동절을 앞두고 한국의 활동가들과 연대하기 위해 서울에 왔다. 마침 한국과 일본의 비정규직 당사자 운동의 연대를 모색하는 책 <성난 서울-미래를 잃은 젊은 세대에게 건네는 스무 살의 사회학>(우석훈 공저·꾸리에 펴냄)도 국내 출간됐다. 28일 한겨레신문사를 찾은 그는 “1990년대 이후 계속된 비정규직 늘리기 정책으로 경제강국이라는 일본에 생존을 위한 식생활도 어려운 연봉 200만엔 이하가 천만명을 넘는다”며 “한국의 젊은층이 88만원 세대라면, 이탈리아는 1000유로 세대, 그리스는 600유로세대 등 젊은층의 빈곤화는 세계 각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라고 말했다. 아마미야는 <생지옥 천국>(2000), <자살의 코스트>(2002), <살게 하라! 난민화하는 젊은이들>(2007) 등의 책을 펴내며 실업과 빈곤에 시달리는 일본 20~30대의 인기 작가이자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정작 그는 자신을 비정규직 운동가라기보다는 ‘불안정한 프롤레타리아트’를 뜻하는‘프레카리아트’ 활동가라고 규정했다. 프레카리아트는 아르바이트, 파트타임 근무자, 비자발적 무직자, 소수자, 저임금 정규직을 아우르는 개념이다. “프레카리아트 운동의 중심은 비정규직이지만, 단지 비정규직 운동이라고 하면 정규직과 대립이 생겨날 수 있는데다, 정규직이라도 훨씬 열악한 상황에 놓인 이들도 많기 때문”이란다. 오늘날 일본의 20~30대는 ‘잃어버린 세대’로 불린다. 이른바 취업 빙하기 시대인 1991년 이후 대학·고교를 마치고 아르바이트, 파견 사원 등으로 사회에 첫발을 내딛은 세대다. 그는 “2000년대 들어 일자리를 구하지 못해 집단자살하거나 돈이 없어 굶어 죽은 사건도 났다”며 “그런 절망적인 상황 속에서도 생존을 위해 노조를 만들고 있다”고 밝혔다.그는 일본에서 2006년부터 전국에서 다양한 프레카리아트 노조들이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잃어버린 세대는 곧 아마미야 자신이다. 19살부터 24살까지 비정규직으로 일했으며, 아르바이트 일터에서 며칠 만에 해고되는 일이 되풀이되자 절망 끝에 자살을 시도하기도 했다. 극우파에서 좌파로 변신한 이력도 흥미롭다. 그는 “20대 때 취업이 안 되자 극우단체에 가입해 펑크록밴드 보컬로 활동”하기도 했다. 그는 “빈곤에 처한 젊은 청년들이 자기 책임으로 돌리거나 반대로 어떻게든 경쟁에서 이겨서 자신만은 벗어나려 하지만 그보다는 조직을 만들고 사회를 바꿔나가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의 상황과 관련해선 “수치적으론 확실히 한국이 (일본보다) 더 심한 격차사회인 것같다. 그렇지만 지난해 촛불집회와 같이 말해야 할 것을 말하는 힘이 한국에는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날 ‘희망청’(청년실업네트워킹센터) 활동가들과 만나고 29일 용산참사 관련 ‘촛불미디어센터’행사에 참석한 그는 2일 일본으로 돌아간다. 도쿄에서 열리는 ‘자유·생존의 메이데이’ 행사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이 행사에는 한국 활동가들도 함께 한다고 한다. 글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사진 김경호 기자 jijae@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