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인플루엔자의 진원지인 멕시코 지역으로 어학연수를 떠난 대학생들을 걱정해 국내 대학들이 안전 대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박종탁 부산외국어대 교수(스페인어과)는 30일 “전자우편, 전화로 학생들과 연락을 취해 안전 문제가 걱정되는 여행 등을 자제하라고 긴급 통보했다”며 “4월까지 정규 수업을 대부분 마친 만큼 다른 일정을 단축하고 서둘러 귀국하도록 권고했다”고 말했다. 학교 쪽의 권유로 멕시코에 교환학생으로 가 있던 부산외대 학생 26명 가운데 3명은 29일 오후 조기 귀국했다. 이 학교는 사태가 장기화될 수 있다고 보고, 5월 초로 예정된 올해 파견 학생 선발을 신중하게 진행하고 있다.
한국외국어대도 이날 멕시코에 나가 있는 학생 27명을 귀국시킨다는 방침을 정했다. 박정운 대외협력처장은 “멕시코 전 지역 대학에 휴교령이 내려졌고, 가족과 학생 본인들의 불안감이 커져 조기에 귀국하도록 조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배재대도 현지에서 공부하고 있는 스페인어과 학생 4명에게 가족을 통해 귀국을 권유하고 있다. 이들 대학은 현지 수업만으로 학점 취득이 어려울 경우, 국내에 마련된 수업으로 학점을 인정해줄 계획이다.
적극적으로 귀국 권유를 하지 않는 학교들도 비상대책회의 등을 열어 별도의 대책 마련에 나서고 있다. 스페인어과가 있는 고려대, 단국대, 대구 카톨릭대, 서울대 등도 학생들과 긴밀하게 연락을 취하면서 사태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김현규 서울대 스페인어과 학과장은 “본인들이 ‘괜찮다’고 밝히고 있고, 이동을 자제하는 등 최대한 조심을 하고 있는 만큼 아직 학과 차원에서 귀국을 권유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홍석재 기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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