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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 사회일반

경찰 마구잡이 연행에 48시간 빼앗긴 사람들

등록 2009-05-05 19:38수정 2009-05-10 17:22

‘촛불집회’ 한 돌을 맞은 지난 2일 밤 서울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이 “평화적인 시위와 행진을 보장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손에 든 촛불을 흔들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촛불집회’ 한 돌을 맞은 지난 2일 밤 서울 태평로 서울광장에서 시민들이 “평화적인 시위와 행진을 보장하라”는 등의 구호를 외치며 손에 든 촛불을 흔들고 있다. 이정아 기자 leej@hani.co.kr
40대 자영업자, 철거작업중 빨간 목장갑 꼈다가…
30대 회사원, 축제 리허설때 받은 머리띠 썼다가…
20대 대학생, 중간고사 뒤 명동서 술자리 옮기다…
‘촛불 1돌’ 집회에서 경찰에 붙잡혔던 연행자들이 풀려나면서, 경찰의 ‘마구잡이 연행’으로 피해를 봤다는 주장이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경찰은 지난 2일 서울 도심 집회에서 붙잡은 112명 가운데 101명을 4일 풀어줬다.

철거업체를 운영하는 장재성(47)씨는 5일 <한겨레>와 한 통화에서 “토요일(2일) 서울 명동 골목에서 상가 철거 작업을 진행하다 경찰에 연행됐다”고 주장했다. 장씨는 “시끄러운 소리가 들려 나가 보니 갑자기 경찰이 ‘저 사람 시위꾼이다. 잡아라’라고 외쳐 영문도 모른 채 잡혀갔다”며 “함께 작업하던 인부들이 ‘공사중이다’라고 설명했는데도 소용 없었다”고 말했다. 장씨는 연행 당시 빨간 목장갑과 작업화도 착용하고 있었다고 전했다.

장씨는 다음날인 3일 지인을 통해 경찰에 ‘사업자 등본증’과 ‘공사계약 사실 확인서’를 제출했지만, 긴급체포 시한인 48시간을 꽉 채운 뒤 풀려났다. 그는 “이틀간 계약한 작업을 하지 못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회사원 권아무개(38)씨는 “하이서울 페스티벌에서 시민 악단의 공연을 보다 영문도 모르고 잡혀갔다”고 말했다. 그는 “근처 서점에 들렀다가 저녁 8시30분께 시청 앞 광장으로 가면서 공연을 보는데 갑자기 경찰에 둘러싸여 잡혀갔다”고 밝혔다. 권씨는 아들한테 줄 요량으로 공연장 주변에서 나눠준 돼지모양 머리띠를 쓰고 있는 상태에서 사지가 붙들린 채 연행됐다. 이 모습은 방송 뉴스에 보도됐고, 서울 강남경찰서에서 48시간을 꼬박 채운 뒤 4일 저녁 풀려났다.

대학생인 조아무개(21)씨와 오아무개(21)씨는 “중간고사를 마치고 명동으로 놀러 갔다가 연행됐다”고 주장했다. 조씨는 “친구들과 술자리를 끝내고 2차 장소로 옮기려 길에 나왔다가 잡혔다”며 “구로경찰서에서 증거라고 보여주는 사진에는 경찰에 둘러싸여 잡혀가기 직전의 모습만 담겨 있었다”고 말했다. 그는 “월요일(4일) 하루 종일 학교를 빠져서 걱정”이라며 “벌금형이라도 떨어져 앞으로 취직할 때 불이익을 받으면 어떻게 하느냐”고 걱정했다.

서울 양천서에서 조사받은 자영업자 최아무개(45)씨는 서울 명동에 4분 동안 ‘체류’하다 체포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경찰이 교통카드 회사를 통해 명동 지하철 역에 2일 오후 10시6분에 도착한 사실이 확인했다”며 “10시10분께에 체포됐으니 시위를 할 시간 여유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경찰 관계자는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그 사람들의 주장”이라며 “법원이 판단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유경 박수진, 허재현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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