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인사 명노근(1933~2000) 전 전남대 교수
고 명노근 교수 평전 발간…김준태 시인 집필
군부 독재에 맞서 세차례 해직과 구속을 되풀이했던 민주인사 명노근(사진·1933~2000) 전 전남대 교수의 평전이 나왔다.
알암 명노근 선생 기념사업회(회장 이홍길)는 8일 5·16 군사반란과 5·18 민중항쟁의 격랑 속에서 세차례 해직을 당했지만 꿋꿋하게 민주화운동을 이끌었던 선생의 일대기인 <광주의 다윗, 명노근 평전>을 펴냈다. 그는 1970년대부터 30년 남짓 5·18 당시 수습위원, 전남대 인문대학장, 한국기독교청년회(YMCA) 전국연맹 이사장 등을 지내며 민주화에 앞장섰던 광주지역의 대표적 민주인사였다.
이 책에는 해방신학자 몰트만, 사회비평가 촘스키, 낭만파 시인 워즈워스한테 영향을 받았던 선생의 행적이 새로운 교육지표를 주창한 교육자, 한국기독교청년회운동을 정착시킨 산증인, 5월정신 계승에 앞장선 민주화운동가 등으로 정리됐다.
또 26살 때 장가를 들러 새 양복을 차려입고 처가에 갔다가 옆집에 난 불을 끄려고 지붕에 올라간 일화를 비롯해 유신교육에 반대한 교육지표 사건의 전말과 5·18 항쟁 뒤 보안대에서 겪은 고초 등이 생생하게 담겼다. 결혼부터 장례까지 시대 분위기가 그대로 녹아 있는 사진 50여장도 곁들였다.
집필자인 김준태 시인은 몇해 동안 가족·친지·동료를 만나 인간적 면모를 듣고, 5·18 당시 자필 진술서와 국회 5공청문회 속기록 등 사료를 찾아내 1800장 분량의 원고를 완성했다. 부인 안성례(72·오월 어머니집 대표)씨는 “불의를 보면 참지 못하는 불같은 열정을 지녔지만 워즈워스의 시 ‘무지개’를 늘 암송하고 다닐 정도로 낭만적이었던 분”이라고 회고했다.
출판기념회는 15일 오후 6시반 광주YMCA 무진관에서 열린다.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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