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사회 사회일반

경찰은 허물고 시민은 세우고…“분향소 49재까지 열것”

등록 2009-06-01 08:28수정 2009-06-01 10:30

한국불교태고종 봉원사 스님들이 31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시민분향소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원혼을 달래는 진혼제를 올리고 있다. 김명진 기자 <A href="mailto:littleprince@hani.co.kr">littleprince@hani.co.kr</A>
한국불교태고종 봉원사 스님들이 31일 오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시민분향소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원혼을 달래는 진혼제를 올리고 있다. 김명진 기자 littleprince@hani.co.kr
식지 않는 추모 열기
대한문 앞 수백명 조문행렬
휴일 진혼제·추모문화제 열어
경찰이 철거한 천막 2곳 보존
노무현 전 대통령의 영결식이 끝난 지 이틀째인 31일에도 서울 덕수궁 대한문 앞 시민분향소를 비롯한 전국 곳곳에서 노 전 대통령 추모 열기가 이어지고 있다.

[%%TAGSTORY1%%]

시민분향소 앞에선 이날 오후 6시 시민들의 조문이 잠시 멈춰지고, 노 전 대통령을 위로하는 진혼제와 추모문화제가 열렸다. 분향소 앞에서 진행된 불교 진혼제에서는 원화스님을 비롯해 스님 열 분이 진혼무와 회심곡 등으로 고인의 넋을 위로했다. 대한문 앞에 모인 1000여명(경찰 추산)의 시민들은 손에 노란 풍선과 촛불을 들고 엄숙한 표정으로 이를 지켜봤다. ‘극락왕생 기원무’를 추던 성각스님은 손에 든 흰 모시천을 영정 앞에 떨어뜨려 부엉이 바위에서 몸을 던지던 노 전 대통령의 처절함을 표현해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어 저녁 7시30분부터는 한 여고생의 추모사, 시민들이 노 전 대통령과 얽힌 사연들을 풀어놓는 추모문화제가 이어졌다. 가수 손병휘씨는 노래 ‘타는 목마름으로’ 등을 불러 노 전 대통령의 서거를 애달파했다. 이어 시민 상주가 대표로 미리 마련한 제사 음식으로 제사를 지낸 뒤, 시민들이 음복에 참여했다. 추모제 뒤에도 200여명의 시민이 대형 텔레비전을 통해 상영되는 노 전 대통령의 생전 영상을 보며 밤늦게까지 자리를 지켰다.

시민분향소를 지키는 ‘시민상주단’은 오는 2일에도 한 차례 더 대한문 앞에서 추모문화제를 열 계획이다. 시민상주단 쪽은 “다음 생에 좋은 곳으로 가시길 비는 마음에서 49재가 열리는 7월10일까지 분향소를 열어둘 것”이라고 밝혔다.

경찰이 차량 석 대로 대한문 앞 도로에 ‘차벽’을 쳤지만, 이날 시민분향소에는 오후부터 조문객이 늘어나기 시작해 진혼제가 진행될 무렵에는 500여명이 조문 차례를 기다리며 길게 늘어서기도 했다. 경찰은 이날 대한문 주변에 12개 중대 900여명의 전경을 배치했다.

앞서 30일 새벽 경찰이 시민분향소의 천막 2개를 모두 강제 철거했지만, 시민상주단은 곧바로 천막 하나를 새로 세워 다시 분향소를 마련했다. 시민상주단은 경찰이 강제 철거한 현장은 테이프로 주위를 둘러쳐 그대로 보존했다. 보존된 현장에는 구겨진 천막과 부서진 천막 기둥, 나뒹구는 화환 등이 그대로 남아 있다.

[%%TAGSTORY2%%]


한 시민 자원봉사자는 “어제 아침 철거 현장을 치우려는 청소차가 왔지만, 공권력의 잘못을 그대로 보여주기 위해 철거 당시 모습을 남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회사원 배순주(49)씨는 “고인을 추모하기 위해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곳을 경찰이 인도까지 올라와 부쉈다”며 “망자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조차 갖추지 못했다”고 말했다.

부천 분향소 모금액 5천만원 “노 전 대통령 기념관 보탤 것”

서울뿐 아니라 고인의 넋을 기리는 열기는 전국 곳곳에서 식을 줄 몰랐다. 국민장 기간에 시민분향소가 차려졌던 대구 2·28공원은 거대한 전시장을 방불케했다. 시민들은 나무 사이로 쳐진 줄에 노 전 대통령에게 보내는 마음을 담은 편지와 추모시, 펼침막 등을 1만여점이나 내걸었다. 김두현 대구시민추모위원회 상황실장은 “추모글 등은 그 자체로 역사의 기록물”이라며 “조만간 정리해 봉하마을 쪽에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10만명이 넘는 추모객이 찾은 경기 부천시 송내역 광장의 분향소에서는 검은 리본과 국화꽃을 사려고 자발적으로 모금한 돈이 5000만원을 넘었다. 부천시민추모위원회 관계자는 “너무 큰돈이 모여 모금함을 보이지 않는 곳으로 옮겨 놓기도 했다”며 “남는 돈은 노 전 대통령 기념관 건립에 보태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부천시민추모위는 분향소를 영결식이 열린 29일 새벽 4시께 철거했지만, 일부 시민들이 그 자리에 작은 분향소를 다시 설치해 추모 발길이 이날에도 이어졌다. 인천지역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회원 30여명은 인천시 중구 신포동에서 노 전 대통령의 삼우제를 열어 고인을 추모했다.

홍석재 송채경화 기자, 대구/박영률 기자 forchis@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사회 많이 보는 기사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1.

전광훈 ‘지갑’ 6개 벌리고 극우집회…“연금 100만원 줍니다”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2.

하늘이 영정 쓰다듬으며 “보고 싶어”…아빠는 부탁이 있습니다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3.

‘윤석열 복귀’에 100만원 건 석동현…“이기든 지든 내겠다”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4.

검찰, 김정숙 여사 ‘외유성 출장’ 허위 유포 배현진 불기소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5.

‘장원영’이 꿈이던 하늘양 빈소에 아이브 근조화환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