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김해시 진영읍 봉하마을 주민들이 1일 오전 마을 들녘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의 장례식을 치르느라 미뤄뒀던 농사를 다시 시작했다. 김해/이종근 기자
오리농법 등 봉하생태사업 주력
전 비서관 “더 열심히 추진할 것”
전 비서관 “더 열심히 추진할 것”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하면서 고인이 지난해 퇴임 뒤 고향인 봉하마을에서 애정을 쏟아 추진하던 ‘생태농촌 가꾸기’ 사업이 앞으로 어떻게 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노 전 대통령은 지난해 2월 귀향 뒤 “봉하마을을 자연이 살아 숨쉬는 곳으로 가꾸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오리농법 쌀농사, 화포천 정화, 봉화산 생태숲 조성 등 친환경 사업에 관심을 갖고 직접 일하기도 했다. 고인은 또 주민들의 힘을 모으기 위해 주민들을 집으로 초대해 설득하고 이들과 함께 다른 지역에 견학을 다니기도 했다.
노 전 대통령이 가장 애정을 쏟았던 것은 새끼오리를 이용해 잡초와 해충을 제거하는 ‘봉하오리쌀’ 사업이다. 마을 주민들로 이뤄진 봉하마을 친환경 쌀작목반과, ‘오리아빠’ 별명까지 붙은 김정호(50) 전 청와대 기록관리비서관은 지난해 35t의 오리쌀을 첫 수확했고, 올해는 재배 규모를 10배로 키울 계획이었다. 김 전 비서관은 “평생 농사만 지은 분들도 오리농법을 몰랐기 때문에, 모두가 낮에는 농사짓고 밤에는 오리농사를 공부하는 생활을 했다”고 말했다. 생전에 노 전 대통령은 봉하마을 근처를 흐르는 낙동강의 지류 화포천 살리기에도 열심이었다. 일주일에 한번씩 청소하는 날을 정해 직접 집게와 쓰레기봉투를 들고 하천 정화 활동을 벌였다. 고인은 또 김해시가 주산지인 장군차를 봉하마을의 특산물로 가꾸기 위해 봉화산에 장군차 묘목을 심었으며, 차 재배법을 배우기 위해 수시로 전국의 모범적 차 농장을 찾아다녔다.
고인의 초등학교 후배인 황덕호(59)씨는 “마을 주민들에게 ‘도와달라’고 부탁도 하셨고, 나에게도 ‘나무를 공부해서 숲 해설가가 되라’고 하셨다”며 “그때는 잘 몰랐는데 지금 생각해보니 봉하마을과 주민들의 미래를 진심으로 걱정하셨던 것 같다”고 말했다.
김정호 전 비서관은 “생태농업이나 주말농장 1800평 분양, 화포천 하천 복원, 생태공원 조성, 마을 입구 소류지 개선 등 사업은 계속될 것”이라며 “많은 국민들이 관심을 갖고 있으므로 더 열심히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해/최상원 김광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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