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명곤 전 장관
노제 이끈 김명곤 전 장관
노 전대통령 소신과 열정
젊은이들이 본받았으면
노 전대통령 소신과 열정
젊은이들이 본받았으면
“추모나 애도의 열기가 가라앉고 차분한 일상으로 돌아오면 그분이 생각했고 꿈꾸었던 세상과 철학을 되새기고 이야기를 나눠보고 우리의 마음에 새기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감성적인 애도에서 벗어나 좀 더 이성적으로 기나긴 미래를 향한 시간으로 바꿔나가야 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노 전 대통령께서도 그것을 바라실 것입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국민장이 있던 지난달 29일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열린 영결식 노제에서 총감독을 맡아 온 국민을 눈물짓게 했던 김명곤 전 문화관광부(57) 장관은 1일 “온 국민이 지켜보는 엄중한 행사를 무리 없이 해내서 감사하다”며 “출연진과 스태프를 비롯한 많은 분이 한마음으로 움직여준 덕분”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사회를 본 김제동씨와 도종환 시인이 진실로 가슴에 우러나는 인삿말로 국민의 절절한 심정을 잘 드러냈다”고 소개하면서 “노래패 우리나라와 안치환, 양희은, 윤도현씨, 안숙선 명창 등도 마지막 가시는 분의 넋을 정성으로 잘 위로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그는 “노제를 준비하는 동안 제대로 잠을 자지 못했고 노제가 끝난 뒤에도 긴장이 풀린 탓인지 며칠째 몸살 감기에 시달리고 있다”고 털어놓았다. 그러면서 “노제를 지켜보면서 우리 국민이 위기의 순간이나 마음의 결정을 할 때 참여하는 에너지가 정말 놀랍다는 것을 느꼈다”고 털어놓았다.
“수십만 명이 모였는데 아무런 사고가 없었고, 노제가 끝난 뒤에도 자발적으로 종이를 줍고 뒤처리를 하는 모습을 보고 놀랐습니다. 이것이 민주주의라고 생각합니다. 하늘마저도 우리의 정성과 슬픔을 알았는지 평생에 몇 번 보기 힘들다는 오색 채운을 보내지 않았습니까?”
그는 “국민이 노제에서 보여주었던 에너지가 바람직한 방향으로 승화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노 전 대통령께서도 유서에서 서로간의 분노와 대립보다는 용서를 말씀하셨습니다. 그런 에너지를 좀 더 긍정적인 에너지로 끌어올려 정말 사람 사는 세상, 민주주의가 꽃피는 세상으로 만들어야 하겠습니다.”
그러면서 그는 국립극장의 예술단체들이 노제 참석을 꺼려서 고생한 것이 못내 섭섭한 듯 “행정안전부가 잘못한 것인지 문화부가 늑장을 부렸는지 알 수 없지만 굳이 그럴 필요가 없지 않느냐?”라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그는 “정부 부처의 실무진들이 무슨 잘못이 있겠느냐?”라며 “오히려 내 블로그(김명곤의 세상 이야기)에 실린 글(‘눈물의 노무현 전 대통령 노제를 마치고’) 때문에 실무진들이 곤욕을 치르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안타까워했다.
그가 영결식 노제 전체의 컨셉을 ‘사람 사는 세상-저기, 사람이 지나가네’로 잡은 까닭이 궁금했다. 그러자 그는 “‘사람 사는 세상’은 노 전 대통령의 홈페이지 제목이기도 하고 평소 그분의 철학이면서 그분의 사람에 대한 애정과 아픔이 담겨있는 말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부엉이바위에서 마지막 남긴 ‘저기, 사람이 지나가네’라는 말씀도 평소 그분이 가지고 있는 ‘사람에 대한 겸손한 존중심과 철학’이 담겨있는 말”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노제를 끝내고 많은 분들이 초혼의식과 전통장례가 이렇게 장엄하고 아름다운지 미처 몰랐다고 하더라”며 “해외동포분들도 이국에서 눈물과 감동으로 노제를 지켜보았다고 글을 보내왔다”고 밝게 웃었다.
‘참여정부’ 시절 문화관광부 장관을 지냈던 그의 눈에 비친 노 전 대통령에 대해서 물었다. 그러자 그는 “지나치다 할 정도로 솔직한 사람”이라고 잘라말했다.
“자기 자신에 대한 도덕성이 아주 높은 분이었습니다. 자기가 믿는 부분에 대해서는 소신과 확신이 뚜렷하신 분이었어요. 용기도 있고, 무엇보다도 확신이 서면 정치적인 타산이나 앞뒤를 재지 않고 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그런 용기와 소신이 바로 ‘바보 노무현’의 모습”이라며 “젊은이들이 노 전 대통령처럼 자기 신념과 이상에 자기 한몸을 치열하게 바칠 수 있는 열정을 본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자기 자신에 대한 도덕성이 아주 높은 분이었습니다. 자기가 믿는 부분에 대해서는 소신과 확신이 뚜렷하신 분이었어요. 용기도 있고, 무엇보다도 확신이 서면 정치적인 타산이나 앞뒤를 재지 않고 몸을 던질 수 있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그런 용기와 소신이 바로 ‘바보 노무현’의 모습”이라며 “젊은이들이 노 전 대통령처럼 자기 신념과 이상에 자기 한몸을 치열하게 바칠 수 있는 열정을 본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글·사진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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