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연대 광주지부 고 박종태 지회장
전교조 광주지부, 박종태씨 유자녀 후원 뜻모아
“산화한 박종태씨 대신 혜주의 아빠가 되어주세요.”
화물연대 광주지부 고 박종태(사진) 지회장이 숨진 지 한 달이 지나면서 박씨의 어린 딸한테 아빠가 되어 주자는 호소가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전교조 광주지부는 2일 박씨의 두 아이가 건강하게 자랄 수 있게 곁에서 지켜주자는 제안을 한 지 닷새 만에 조합원 30명이 아빠나 이모가 되겠다며 기꺼이 동참했다고 밝혔다. 전교조는 이 제안이 호응을 얻자 민주노총과 공무원노조 등지로 ‘혜주 아빠되기 운동’을 확대하기로 했다..
이 운동은 지난달 27일 광주 신광중 김혜주 교사가 전교조 광주지부 카페에 글을 올리면서 비롯됐다. 이 글에는 “진짜 아빠같이는 못해도 아이가 기댈 작은 언덕이라도 만들어보자”며 “가끔 찾아가 안부를 묻고 걱정을 덜어주는 사이가 되기를 바란다”는 애절한 호소가 담겼다. 동참한 ‘새 아빠’들은 두 아이가 고교를 마칠 때까지 매월 1만원씩을 후원계좌로 모으고, 담임교사한테 편지를 쓰거나 감사의 꽃 한 송이를 보내는 등 학부모 노릇을 하기로 했다.
박씨는 지난 3월 대한통운 광주지사의 택배기사 78명이 무더기로 해고통지를 받자 복직투쟁을 벌이다 경찰의 수배를 받던 중 지난달 3일 대한통운 대전지사 부근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유족은 동갑나기 부인 하수진(38)씨과 초등학교 3학년인 딸 혜주(10), 유치원생인 아들 정하(7)가 있다. (062)528-0772.
광주/안관옥 기자 okah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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