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버스를 동원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을 바깥쪽으로 완전히 둘러싸는 바람에 인도 보행이 불가능해지자 3일 오후 시민들이 광장 주변에서 차도로 보행하고 있다. 경찰 버스 벽면에는 ‘국민의 소리, 언제나 귀담아듣겠습니다’라고 적혀 있다. 김태형 기자 xogud555@hani.co.kr
전경버스에 둘러싸여 시민의 접근이 차단됐던 서울광장이 13일만에 시민의 품으로 되돌아왔다. 서울지방경찰청은 4일, 이날 오전 6시께 서울시청앞 광장을 둘러싼 ‘차벽’을 철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서울지방경찰청 관계자는 “더 이상 광장을 막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광장 봉쇄를 둘러싼 비난 여론이 거세진 까닭으로 풀이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거한 지난달 23일부터 경찰버스의 ‘차벽’으로 둘러싸여 닫혔던 서울광장은 노 전 대통령의 노제(29일) 당일에 한 차례 열렸을 뿐, 다음날 다시 봉쇄됐다. 이에 진보적 시민단체 등은 서울시가 시설물 보호요청을 하지 않았음에도 경찰이 임의적으로 광장을 봉쇄하고 있다고 비판해왔다.
참여연대는 3일 서울광장 주변에서 활동가와 회원 10여명이 광장 개방을 촉구하는 1인시위를 벌였다. 참여연대는 이날 낸 성명에서 “서울광장의 폐쇄와 광장을 둘러싼 차벽은 이명박 정부와 국민 간의 소통의 단절을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경찰은 아예 다른 목소리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불통의 벽을 치우고 광장과 민주주의를 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참여연대는 지난 2일 서울지방경찰청에 “서울광장을 봉쇄하는 법률적 근거를 밝혀줄 것”을 공개질의하기도 했다. 서울대, 중앙대 교수들도 시국선언문을 통해 차벽의 문제점을 지적했고, 안경환 국가인권위원장 역시 광장봉쇄는 헌법에 어긋난다며 경찰을 비판한 바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열흘, 서울광장 봉쇄 열흘
[%%TAGSTORY1%%] 서울시와 시민들의 불만도 컸다.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시의 ‘고궁 사랑 걷기대회’, ‘도농 상생 농수축산물 한마당 장터’ 등의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애써 준비해 온 행사들이 취소돼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아무개(31)씨는 “서울광장을 둘러싼 차벽은 물론이고, 지하철 시청역에서 광장으로 나가는 출구마저 경찰들이 막고 있으니 황당하다”며 “시민들이 갈 수 없는 광장이라면 차라리 없애는 게 맞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지난 2일 차벽 앞에서 사진을 찍던 여고생 ㄱ양도 “불법 집회랑 추모 행사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무슨 근거로 광장을 막을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TAGSTORY1%%] 서울시와 시민들의 불만도 컸다. 서울광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서울시의 ‘고궁 사랑 걷기대회’, ‘도농 상생 농수축산물 한마당 장터’ 등의 행사가 줄줄이 취소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애써 준비해 온 행사들이 취소돼 항의가 잇따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원 이아무개(31)씨는 “서울광장을 둘러싼 차벽은 물론이고, 지하철 시청역에서 광장으로 나가는 출구마저 경찰들이 막고 있으니 황당하다”며 “시민들이 갈 수 없는 광장이라면 차라리 없애는 게 맞다”고 불만을 터뜨리기도 했다. 지난 2일 차벽 앞에서 사진을 찍던 여고생 ㄱ양도 “불법 집회랑 추모 행사가 무슨 상관이 있는지, 무슨 근거로 광장을 막을 수 있는 건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정유경 기자 edg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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