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성하 일병
육군훈련소 분대장(조교)으로 복무하고 있는 전성하(29·사진) 일병이 영국 영주권과 박사학위 졸업식까지 포기하고 입대한 사실이 최근 뒤늦게 알려졌다.
전 일병은 중학교 1학년 때인 1995년 영국으로 유학해 런던대 임페리얼컬리지 의대에서 ‘박테리아, 바이러스 생물 분자학 및 병리학’을 전공해 석사학위를 받고 킹스칼리지에서 신경정신학 박사 과정을 마친 뒤 졸업식을 앞두고 귀국해 지난해 9월 입대했다. 그는 뉴욕대, 런던대에서 좋은 조건의 연구원 근무를 제안받았으나 이를 물리치고 귀국했으며, 이런 사실은 최근 훈련소 영내신문에 조교로서의 보람을 쓴 글이 실리면서 알려졌다. 그는 전공인 신경정신학 특기를 살려 훈련병들의 애환을 들어주고 조언해 군 생활에 안정적으로 적응하도록 돕고 그들의 건강까지 챙겨주는 맏형 노릇을 도맡고 있다. 그 덕분으로 그가 소속된 26연대는 지난해 9월 이후 700여명의 훈련병 가운데 유급병이 1명도 없다.
“훈련병들이 몰래 관물통에 넣어준 200통 넘는 편지가 최고의 보람”이라며 “편지를 읽을 때가 제일 행복하고 입대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는 그는 전역하면 영국이나 미국에서 의학 공부를 계속할 계획이다. 대전/송인걸 기자 igsong@hani.co.kr 사진 육군훈련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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